미국과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13일 파리 앵발리드 군사박물관에 들어서며 기자들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트럼프의 부인 멜라니아, 마크롱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뇌,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파리/AFP 연합뉴스
프랑스를 국빈방문 중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부인 외모에 지나친 호감을 표시해 구설에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파리 군사박물관인 앵발리드를 둘러보다가 마크롱 대통령의 부인 브리지트 트로뇌에게 “정말 몸매 좋다”며 말을 건넸다. 이어 마크롱을 향해 “체형이 정말 멋지다. 아름답다”며 트로뇌를 다시 한번 칭찬했다. 그는 트로뇌를 위아래로 훑어보며 이같이 말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 옆에는 그의 아내 멜라니아도 있었다.
앞서 이날 오전 환영식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트로뇌에게 다가가 볼에 키스를 하는 인사를 한 뒤 손을 한참 동안 잡고 놓아주지 않았다. 마크롱 대통령의 고교 은사였던 트로뇌는 남편보다 24살 많은 점이 프랑스 대선 기간에 화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대형 화면 오른쪽) 부부가 14일 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진행된 프랑스 대혁명 기념 퍼레이드 도중 미군이 성조기를 들고 지나가자 서서 경례를 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프랑스의 퍼스트레이디에게 외모에 관한 언급을 하는 것은 호의적인 내용이더라도 외교적 결례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음담패설 녹음 테이프 파문을 겪었고, 여성의 외모에 지나치게 호의적인 관심을 보이거나 반대로 막말을 쏟아내 꾸준히 논란이 돼왔다.
이번 방문은 마크롱 대통령의 전격적인 제안으로 성사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1789년 프랑스 대혁명을 기념해 진행하는 연례 군사 퍼레이드에 아버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이후 처음으로 미국 대통령을 초청했다. 올해는 특히 1917년 미국이 프랑스 동맹국으로 세계 제1차대전에 참전한 지 100년을 기념하는 성격을 겸해 열병식이 진행됐다. 트럼프는 1차대전 전투복 차림의 미군이 행진할 때 일어서서 경례를 받기도 했다.
미국과 프랑스 대통령 부부가 13일 파리 에펠탑 2층의 음식점에서 만찬을 하고 있다. 파리/AP 연합뉴스
두 대통령은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처음 만났을 때 ‘힘 대결 악수’로 신경전을 펼쳤지만 이번엔 ‘평범한 악수’를 하며 우호적 분위기를 연출하려 애썼다. 한때 프랑스 연쇄 테러를 언급하며 “난 프랑스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기자회견에선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들 중 하나다. 두 나라의 우정은 깨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두 정상 부부는 에펠탑 2층에 있는 고급 음식점 ‘쥘 베른’에서 저녁 만찬을 하며 비공개 회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 방문 중에도 ‘러시아 스캔들’을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공동기자회견에서 장남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한 음해 정보를 받으려고 러시아 쪽 인사와 이메일을 주고받은 것에 대해 “내 아들은 훌륭한 청년이다. 아들은 러시아 정부 쪽 변호사가 아닌 러시아인 변호사와 만났다”고 해명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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