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0일 취임한 이래 임기의 총 21%를 골프장에서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엔비시>(NBC)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3일까지 총 164일의 재직 기간 가운데 35일을 골프장에 머물렀다고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에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잦은 골프장행을 비난하면서 대통령에 취임하면 할 일이 많아 골프장에 갈 수 없을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골프장에서 지인과 회동하는 등 중요한 업무를 처리한다고 주장하지만, 백악관 풀기자(공동취재기자)들의 접근을 막는 탓에 무엇을 하는지는 불분명하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까지도 고위 공직의 70%가량을 후보자 지명조차 하지 못해 업무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비영리기구인 ‘공직을 위한 파트너십’과 <워싱턴 포스트>의 분석을 보면, 상원 인준을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는 고위 공직은 총 564개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까지 임명을 완료한 공직은 46개로 8.2%에 지나지 않는다. 이는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한 뒤 같은 기간에 183명을 임명한 것과 비교하면 속도가 매우 느린 것이다. 특히 전체의 68.1%인 384개 자리는 아직 후보자 지명조차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공직 공백 사태에 대해 민주당이 인준 절차를 지연시키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표시해왔다. 하지만 브루킹스연구소의 대럴 웨스트 거버넌스 담당 국장은 “가장 큰 걸림돌은 백악관이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임기 초부터 입각을 기피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웨스트 국장은 “최고위직이 비게 되면 경험 많은 고참 관료들이 정책 판단을 하게 되는데, 이들은 대체로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를 지지하지 않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에는 도전적 요인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