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로버트 갈루치, 시그프리드 헤커, 윌리엄 페리.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워싱턴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8일(현지시각), 미국의 대표적인 원로 대북 전문가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과의 협상을 촉구하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조지 슐츠, 전 공화당 상원의원인 리처드 루거, 미국 최고의 핵전문가인 시그프리드 헤커, 북-미 제네바 협상의 미국 쪽 수석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멕시코 주지사 빌 리처드슨 등 원로인사 6명이 초당파적으로 서명했다.
이들은 서한에서 “수십년 동안 군사·정치·기술 측면에서 북한 문제에 참여해온 전문가들로서, 북한과 조만간 대화를 시작할 것을 트럼프 행정부에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현재의 최고의 긴장 상태로 야기될 수 있는 위험을 줄이고 북한의 계속되는 핵무기 개발 및 사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선 대화만이 유일한 현실적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협상은 북한에 대한 보상도 양보도 아니다”라며 “핵 재앙을 피하기 위해 (북한과의) 소통을 구축하는 필요한 조처”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식적인 협상의 선택지들을 탐색하기 위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북한과 비공식적인 양자 회담을 시작해야 한다”며 “신뢰를 보여주고 회담을 촉발하기 위해 미국은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북한에 보낼 수도 있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들은 “외교적 접근이 작동할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훌륭한 군사적 선택지도 없다”며 “미국의 공격에 대한 북한의 대응은 한국과 일본을 폐허로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제재만으로는 문제를 풀 수 없을 것”이라며 “시간은 우리 편이 아니다. 외교를 대북 선택지 목록의 맨 위에 올릴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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