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에 도착한 28일(현지시각), 백악관은 문 대통령의 내년도 평창 동계올림픽 단일팀 제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흥미로워할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은 사드 문제는 주요 의제로 다뤄지지 않을 것이며, 대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무역 문제를 주요 의제로 삼을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이날 한-미 정상회담 사전 브리핑에서 평창올림픽 단일팀 구성과 관련한 질문에 “앞으로 북한과 관여(협상)할 가능성에 대비한 아이디어도 문 대통령과 논의할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이 관계자는 ‘남북 탄일팀이 대북 압박을 복잡하게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꼭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스포츠가 북한을 대상으로 한 것 등을 포함해 외교의 형태로 사용된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단일팀 구성이) ‘대북 압박 공세를 저해하는 것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문 대통령과 한국 정부가 염두에 두고 있는 생각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의 직접적인 자금줄과 관련된 사안이 아니면 남북간 교류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한 당장은 아니지만, 북한과의 협상에 대비한 의견교환도 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 북한의 비핵화 조처에 상응하는 대가 문제도 논의 대상에 오를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드 문제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사드 문제가 반드시 회담의 주요 논점이 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사드와 관련해서는 이미 엄청나게 다뤄지지 않았냐”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사드 배치 완료를 위한 절차가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하면서 “그들은 그것이 사드 배치 결정을 뒤집는 것으로 동일시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두 정상 중 누구도 이 문제를 논의의 중심에 놓고 다룰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아마 양자 관계에서의 일상적인 집안일 문제 중 하나 정도로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한-미 두 정부는 정확하게 똑같은 목표를 공유하고 있다”며 “그것은 바로 북핵 및 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한 해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북 문제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이전 정부와는 다른 정당에서 집권 정부라며 “(대북 접근법에) 약간의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도 그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의) 공동 접근에 있어 심지어 어떤 유리한 점도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 접근법에 있어서 이미 (한-미의) 유사성은 분명하다”며 “문 대통령은 북한과 궁극적으로 협상을 추구하겠다고 언급했는데, 그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왔던 얘기와 아주 유사하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독자적 제재 형태로 아직 북한을 더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도 지금보다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혀, 단기적으로 대북 제재 및 압박 기조를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오후(현지시간)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2017.6.29청와대사진기자단
주한미군 방위비 재협상과 관련해, “이미 부담할 몫을 재논의하기로 한 메커니즘이 있다”며 “그 메커니즘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 여러 면에서 모범적인 동맹이다. 한국은 미군 주둔을 돕고자 엄청난 돈을 써왔다”며 경기도 평택 캠프 험프리스 주둔 비용의 92%를 한국이 떠맡고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비용 분담은 언제나 우리 동맹국들과의 대화의 일부이고 트럼프 대통령이 그 부분을 명확히 했다”면서도 “우리는 어쨌든 한국이 그 부분(방위비)에서는 뒤처져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무역 문제와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얘기할 것임을 여러차례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문제를 한국과 솔직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는 문제라고 공개적으로 분명히 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시각은 무역관계의 어떤 측면은 균형 상태에 있지 않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산 자동차 문제, 그리고 한국에서 미국 자동차 판매에 여전히 어떤 장벽이 존재한다는 사실 등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한국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과도한 양의 중국산 철강 제품이 있다는 점도 당연히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관련해 “한국의 흑자는 축소되고 있고 미국의 (대 한국) 수출은 늘고 있지만, 여전히 큰 격차와 불균형이 존재한다.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눈을 붙잡고 있다”며 “양국정상들이 이(무역불균형)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