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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미, ICBM 첫 요격시험 성공…“실전선 성공확률 낮아” 지적

등록 2017-05-31 08:54수정 2017-05-31 15:40

미 “엄청난 성과” 자찬…언론들 “북 겨냥” 해석
미사일방위청, 구체적 시험 조건·자료 공개 안해
낙하속도·가짜탄 등 방어능력 ‘비판적 견해’ 나와
미국 미사일방위청이 30일 사상 최초로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공개한 요격 미사일 발사 사진. 모의 ICBM급 미사일은 남태평양 마셜 제도에서 발사됐고, 요격 미사일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EPA 연합뉴스
미국 미사일방위청이 30일 사상 최초로 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 요격에 성공했다고 발표하며 공개한 요격 미사일 발사 사진. 모의 ICBM급 미사일은 남태평양 마셜 제도에서 발사됐고, 요격 미사일은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됐다. EPA 연합뉴스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미사일에 대한 첫 요격 시험에서 성공을 거뒀다고 미 미사일방위청(MDA)이 30일(현지시각) 밝혔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 본토에 대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사일방위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태평양 마셜군도의 콰절런환초에 있는 레이건 실험장에서 (모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급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캘리포니아 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이를 격추하기 위한) 지상기반 요격 미사일을 발사해 외기권에서 목표물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짐 실링 미사일방위청장(해군 중장)은 이날 시험 뒤 “복잡하면서도 대표적 위협인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은 ‘지상기반 요격미사일(GMD·지엠디) 시스템의 엄청난 성과이며, 이 프로그램에 대한 중대한 이정표”라고 말했다.

미사일방위청은 “초기 지표들로 볼 때 이번 시험은 가장 중요한 목표를 충족했다”며 “시험기간 동안 획득한 원격 및 다른 정보들에 기반해 지엠디 시스템 성과들을 계속 평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시험을 실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이번 시험을 제외하면 1999년 이후 모두 17차례 미사일 요격 훈련을 실시했지만, 성공한 것은 9차례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는 2010년 1월 이후 3차례 시험에서 연속 실패하다 2014년 6월에 마지막으로 요격에 성공했다.

미 당국은 이번 시험이 북한을 겨냥한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미 언론들은 북한을 겨냥한 것라고 풀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부의 안보 담당자들은 최근 들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으로 여러 차례 언급해왔다.

미사일방위청은 구체적인 시험 조건이나 실험 자료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 시험도 이전과 마찬가지로 통제된 조건에서 요격시험이 이뤄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실전환경에선 요격이 더욱 힘들고 성공확률도 더 낮아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까지 요격 시험들은 밤에 이뤄진 적이 없다. 실전에서 북한이 미국 시간으로 낮에만 미사일을 발사할 것이라고 가정할 수는 없다.

또한, 이번 시험이 과연 ‘미래의’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방어 능력을 제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비판적 견해가 나온다. ‘우려하는 과학자 모임’의 물리학자인 로라 그레고는 29일(현지시각) 올린 블로그에서 이번 시험에 대비해 내린 선박항해주의보를 근거로, 사거리 5800km의 미사일에 대한 요격실험이라고 밝혔다. 사거리 5500km 이상을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분류하는 것에 견줘보면, 이는 가장 짧은 사거리의 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시험인 셈이다.

실제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해 미국 본토 서부 쪽을 향해 발사한다면, 사거리가 최소한 1만km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낙하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이번 요격시험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방어에 대한 대비책이 된다고 보기도 어렵다.

아울러, 대륙간탄도미사일은 외기권에서 많은 가짜탄(디코이)을 만들어내 요격미사일을 혼란시킨다. 요격미사일이 진짜 탄두와 가짜탄두를 구분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어렵다고 미사일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도 이날 “북한은 지난 3월 6일(평안북도 동창리 인근에서) 4발의 (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며 “그럼에도 오늘 (미 미사일방위청)의 시험은 한 기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방어체계 능력만 측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지금까지 지엠디 시스템 개발에 400억달러를 투자해왔다. 미국은 현재 36기의 요격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 미사일방위청은 올해말까지 44기로 늘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시험이 실패했다면 요격 미사일 추가 배치가 보류될 가능성이 상당이 높았기 때문에, 미사일방위청 입장에선 ‘성공해야만 하는’ 시험이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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