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적절한 상황 되면 김정은 만날것”…취임후 첫 언급

등록 2017-05-02 16:25수정 2017-05-02 22:42

블룸버그 인터뷰…“그를 만나면 영광” 발언도
미, 대북압박 강화하면서도 일관되게 대화 손짓
백악관 “지금은 조건 안돼” 비핵화 단서 분명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일 백악관에서 <블룸버그>와 인터뷰하고 있다. 출처:블룸버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적절한 상황이 되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백악관 집무실에서 한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그(김정은)와 함께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틀림없이 그렇게 할 것이다. 그를 만나면 영광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부분의 정치적인 인간들은 결코 그런 식으로 말하고 싶어하지 않지만, 나는 적절한 상황이 되면 그를 만날 것이라고 당신들에게 얘기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 뉴스 속보를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이던 지난해 6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대북 강경책과 차별화를 꾀하는 선거 전략 차원에서 김 위원장과 ‘햄버거 대화’도 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또 북한이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인 지난 2월23일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선 김 위원장과의 회동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결코 ‘노’라고 말하고 싶진 않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보면) 너무 늦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회동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지만 회의적인 생각도 적지 않음을 내비친 것이다. 이에 견줘보면 이번 발언은 ‘적절한 상황이 되면’이라는 조건을 달긴 했지만 훨씬 적극적이고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발언이 고도의 전술적 고려에서 나온 것이든, 계산되지 않은 돌발성 발언이든 북한에게는 대화 테이블로 복귀할 수 있는 매력적 명분을 제공할 수 있어 보인다. 미국 대통령이 직접 ‘김정은 체제’를 인정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의도이든 실수이든 ‘영광’(be honored)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최대한 외교적 형식을 갖추려 한 점도 특이하다.

최근 들어 트럼프 행정부는 ‘최고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 기조 속에서 북한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일관되게 비핵화 협상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27일(현지시각) 북-미 직접 대화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28일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비핵화에 상응하는 대가로 경제 지원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이런 기조와 맥이 닿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현실화되려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적절한 상황’이 충족돼야 한다. 이와 관련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행동과 관련해 조성돼야 할, 신뢰를 보여줘야 할 많은 조건들이 있다”며 “분명히, 지금은 그런 그런 조건들이 조성돼 있지 않다”고 일단 선을 그었다. 특히 스파이서 대변인은 회담 조건으로 북한이 도발적 상황을 하지 않는 것과 동시에 “핵능력을 완전히 해체하는 것에 대해 진지해야” 한다는 단서를 달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일정표)의 어느 지점에 북-미 정상회담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비핵화’에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대규모 충돌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가 김정은 위원장을 만나면 “영광”이라며 급격히 진로 변경을 하는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대북 정책에 대한 미국 여론의 신뢰를 얻지 못할 우려도 있다. 당장 백악관 브리핑에선 ‘(위협을 제기하는) 김정은 위원장과 만나는 게 어떻게 영광이냐’는 질문이 나와, 스파이서 대변인이 “김정은이 여전히 국가원수이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이에 대한 외교적 언급”이라고 해명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