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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유나이티드항공, 오버부킹에 승객 질질 끌어내

등록 2017-04-11 10:45수정 2017-04-11 22:05

오버부킹됐다며 4명에게 내리라고 종용
거부한 중국계 팔 붙잡고 강제로 끌어내
마찰 과정에서 부상한듯 피 흘리기도
“내가 중국인이라서 그런다” 항의
탑승객 촬영 영상 하루 만에 680만건 조회

늦게 도착한 승무원들 태우려다 생긴 일
“승객이 공격적” 해명에 비난 봇물
미국 유나이티드항공 여객기에서 늦게 도착한 다른 항공편 승무원들을 태워야 한다는 이유로 먼저 탄 승객을 난폭하게 끌어내는 장면이 동영상으로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시엔엔>(CNN)은 9일 저녁(현지시각) 시카고 오헤어공항을 이륙해 테네시주 루이빌로 가려던 유나이티드항공 기내에서 오버부킹(초과 예약)으로 소란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한 탑승객이 이 장면을 담아 페이스북에 올린 동영상은 하루 만에 680만건의 조횟수를 기록했다.

동영상을 보면, 세 명의 공항경찰이 좌석에 앉은 중국계 의사(69)에게 “선생님, 비행기에서 내리셔야겠습니다”라며 스스로 일어나라고 종용했다. 이 남성이 소리를 치며 거부하자 난폭하게 끌어낸다. 한 명이 그의 두 팔을 붙잡고 기내 통로로 질질 끌고 나간다. 이 승객은 윗옷이 올라가 뱃살이 훤히 드러나고, 안경은 코에 삐뚜름하게 걸린 채로 끌려갔다.

유나이티드항공은 4개 좌석이 오버부킹된 게 발단이라고 설명했다. 항공사는 게이트에서 오버부킹 사실을 승객들에게 알렸다. 다른 비행편을 이용할 자원자를 모집했으나 응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자, 승객들이 모두 탄 상태에서 항공사 직원이 무작위로 4명을 골랐다. 20대 커플이 내리는 데 동의했지만 그 뒤쪽에 앉은 이 남성은 비행기에서 내리지 않겠다고 하다가 봉변을 당했다. 그는 승무원에게 “난 의사다. 내일 아침에 환자를 봐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잠시 뒤 이 승객은 다시 자신의 좌석으로 달려온다. 넋이 나간 표정으로 “집에 가야 한다”고 말했다. 입에서는 피가 흘렀다. 그는 “내가 중국인이라서 그런다”고 승무원에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가 난 일부 승객들이 여객기에서 내리겠다고 했고, 비행기는 승객 모두가 내렸다가 기내가 정리된 뒤 2시간 늦게 이륙했다. 문제의 승객은 들것에 실려 나갔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전산 오류나 초과 예약 때문에 발생한 것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오스카 무노즈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는 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항공편이 만석이 됐을 때, 우리 승무원들이 게이트에 도착해 그 비행기에 탑승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튿날 루이빌에서 출발하는 다른 여객기를 몰 조종사 2명과 승무원 2명이 반드시 비행기를 타야 할 상황이라서 승객들에게 양해를 구하려 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게이트에서 승객들을 잘 설득하면 될 것을, 이미 탑승한 승객들을 대상으로 내릴 사람을 고르다 문제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애초 게이트에서 다른 여객기를 이용하면 400달러와 호텔 하루 숙박권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승객들이 이에 응하지 않고 탑승하자, 이번엔 1000달러를 제시했다고 한다.

유나이티드항공은 파문이 커지자 사과 성명을 내놨다. 하지만 무노즈 최고경영자는 직원들한테 보낸 메시지에서 승무원들이 정중하게 요청을 했지만 한 승객이 공격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이에 사회관계망서비스와 언론에서 반성할 줄 모른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시카고항공청은 “이번 사건은 표준 운항절차와 맞지 않고, 분명히 용납하기 어려운 행위”라고 밝혔고, 미국 교통부도 이 사안을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교통부는 지난해 미국 여객기에서 발생한 오버부킹이 47만5천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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