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동아시아 순방 일정
부시 아시아 4개국 순방 ‘경제’ 최대현안
“무역적자 개선” 압박 예고… 환율절상도
미국 뺀 동아시아 정상회의에도 경계심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아시아 4개국 순방을 앞두고, 미국이 중국에 대해 강력한 ‘압박 작전’을 펼 뜻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중국의 화려한 경제 성적표와 미국의 기록적 무역적자가 대비되면서 경제적 이슈가 이번 방문의 최대 현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0일 “부시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후진타오 주석이 9월 뉴욕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내용들을 실천하라고 압력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후 주석이 미국산 물품 수입 증대, 지적재산권 보호를 약속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해들리 보좌관은 또 중국 환율 문제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중국이 환율에 시장 요인을 고려해야 하고 이를 위해 더 진전된 조처를 취해야 한다는 점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하고, 중국의 인권상황과 민주주의도 거론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과 미국 경제적 명암= 공교롭게도 이번 방문을 앞두고 두 나라의 ‘경제적 명암’을 대비시켜주는 통계들이 잇따라 발표됐다.
미 상무부가 10일 발표한 무역통계를 보면, 지난 9월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201억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체 무역적자도 661억달러로 전달보다 11.2% 늘어났다. 반면 같은 날 나온 중국의 10월 무역 통계는 사상 최고인 120억달러의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돼 있다. 이에 더해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9월 말 현재 7690억달러에 이르렀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590억달러나 불어난 것이다. 이런 추세라면 중국은 올해 말 일본을 제치고 외환보유고 1위 국가에 오를 것이라고 통신은 내다봤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10일 “10년 전만해도 대중 무역적자는 한해 20억달러였지만 이제는 한주에 20억달러가 됐다”며 행정부를 질타했다.
위안화 다시 절상될까?= 위안화 추가 절상을 둘러싼 신경전도 거세다. 미국은 이번 방중 기간에 절상 문제를 분명하게 언급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특히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새 의장 지명자가 환율 문제에서 매우 강경한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곧바로 절상 뜻을 밝힐 것 같지는 않다. 이는 중국 당국의 언급 내용의 변화에서 나타난다. 우샤오링 중국 인민은행 부행장은 지난 2일 “위안화가 계속 평가절상의 길만 걷지는 않겠지만 시장·금융기관·기업의 필요에 따라 점진적 적응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인민은행이 10일 발표한 3분기 화폐정책 보고서는 “7월22일 환율제도 개혁 이후 위안화가 합리적 균형과 안정된 추세를 보임에 따라 위안화 추가 평가절상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고 있다”며 물러섰다. <월스트리트저널>도 부시의 방중 기간에 중국이 환율과 관련해 ‘깜짝 선물’을 내놓을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것이 월가의 중론이라고 10일 전했다.
미국 뺀 동아정상회의 경계= 경제문제 외에도 이번 방문 동안 미국은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며 아시아의 주도권을 중국에 내줄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으로 보인다.
미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미국을 빼고 다음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첫 동아시아정상회의에 대한 경계심과 불쾌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위 관리는 10일 부시 대통령의 순방을 앞둔 브리핑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의) 의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불분명하며 우리는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의 다자 모임으로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가 단연 가장 활기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동아시아정상회의가 중국의 아시아 주도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까 걱정하고 있다. 워싱턴 베이징/박찬수 이상수 특파원, 박민희 기자 pcs@hani.co.kr
미 백악관 고위관계자는 미국을 빼고 다음달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첫 동아시아정상회의에 대한 경계심과 불쾌감을 드러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고위 관리는 10일 부시 대통령의 순방을 앞둔 브리핑에서 “(동아시아정상회의의) 의제가 정확히 무엇인지 불분명하며 우리는 어떻게 전개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시아의 다자 모임으로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가 단연 가장 활기차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동아시아정상회의가 중국의 아시아 주도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작용할까 걱정하고 있다. 워싱턴 베이징/박찬수 이상수 특파원, 박민희 기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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