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반대를 위한 방미 한국 대표단’이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근처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오는 6~7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 종교·시민사회 단체들이 미국을 방문해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반대 입장을 알리고 있다.
가톨릭, 개신교, 불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대표들과 ‘주권자 전국회의’ 등 시민사회단체 대표로 이뤄진 ‘사드 반대를 위한 방미 한국 대표단’은 4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근처의 한 식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여기에 왔다”고 밝혔다. 이래경 ‘다른 백년’ 이사장은 “대표단이 공식성이나 협상권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래도 이 엄중한 시기에 미국 조야에 한국 시민사회가 사드 배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 싶다”고 방미 배경을 밝혔다.
이삼열 ‘2017 민주평화포럼’ 상임대표도 “우리가 침묵하지 않겠다는 표시이며 묵인하는 태도를 보이면 안 되겠다는 뜻”이라며 ”백악관과 미 의회, 유엔에 우리의 뜻을 전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삼열 상임대표는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적폐 가운데 가장 나쁜 것이 사드 배치를 국회와 상의 없이 진행하고 그래서 한반도의 문제와 상황을 상당히 위험스럽게 몰고가는 것”이라며 “이것이 적폐이고 바로잡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안재웅 목사는 “미국이 사드 배치로 남남 갈등을 극대화하는 조처를 취했다. 또한 남북 갈등과 동북아 전체 긴장을 미국이 제공하고 있는 꼴”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이들은 미국으로 출발하기 전 발표한 성명서에서 “한국 국민들 속에서 사드 배치에 대한 결연한 반대 여론이 엄존하고 있는 것을 충분히 알면서도 한국에 가하는 일방적 제재와 비판 공세는 중국의 국가적 품위를 의심하게 한다”며 중국의 ‘사드 보복’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이들은 5일 백악관 앞에서 재미 동포들과 사드 반대 시위를 한 뒤 이에 대한 입장을 담은 서한을 백악관에 전달할 예정이다. 7일에는 뉴욕 유엔본부를 방문해 사드 배치 반대 서한을 안토니오 구테헤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할 계획이다.
워싱턴/글·사진 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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