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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 미국의 중동정책 딜레마

등록 2017-04-05 16:22수정 2017-04-05 21:21

트럼프, ‘아사드 정권 인정’ 정책
아사드의 화학무기 공격 의혹에 곤혹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와중에 ‘오바마 탓’
시리아 북서부 반군 지역에 대한 화학무기 공격에 국제사회가 공분을 나타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동 정책이 더 깊은 딜레마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문제에서 발을 빼려는 시도가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뉴욕 타임스>는 4일 “이번 화학무기 공격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적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있으며, 시리아 정책 변화에 있어 분명한 모순이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동 정책의 중점을 시리아 내전에서 이슬람국가(IS) 쪽으로 옮기려 하는데, 이번 사태가 미국의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실제 트럼프 정부는 최근 바샤르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의 정권 유지를 정치적 현실로 인정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또 아사드 정권을 후원하는 러시아와 협력해 시리아 내전을 ‘해결’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렸으나, 이는 아사드 정권을 인정하는 셈이라 공화당 내부에서도 반발을 샀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의혹으로 가뜩이나 러시아와의 관계가 삐걱거리는 상황에 이번에 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 의혹이 겹쳐 이런 방향의 정책 추진이 더욱 어려워진 것이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도 최근 아사드 대통령의 운명은 “시리아 국민이 결정할 문제”라고 했고,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도 시리아 정책의 “우선순위가 더는 아사드 축출에 있지 않다”고 했다. 그런데 틸러슨 장관은 이번 화학무기 공격 직후 어조를 바꿔 아사드 정권을 후원하는 러시아와 이란이 “시리아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해 이런 일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 저널>도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와 주요 우방국의 아사드 대통령 축출 정책과 달리, 트럼프 행정부 고위 관리들이 그동안 아사드 정권을 묵인하려 하면서 시리아 정책의 변화를 시사해 왔지만, 이번 화학무기 공격으로 어려움에 부닥치게 됐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에선 아사드 정권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유엔은 “너무나 놀랍고 충격적인 일”이라고 했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영국과 프랑스의 요구에 따라 5일 오전 긴급회의를 열어 이번 공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경악했다”고 했고, 장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잔혹한 행위”라고 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는 ‘전임자 탓’을 해 뜬금없다는 반응을 얻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아사드 정권의 이런 악랄한 행위는 전임 정부가 나약하고 우유부단하게 대응한 결과”라며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2013년 시리아를 공습하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아사드 정권이 2013년 8월 다마스쿠스 교외 반군 지역에 독가스 공격을 가해 1천명 이상의 민간인이 숨지자, 오바마는 시리아가 ‘레드라인’을 넘었다며 군사적 대응을 추진했다. 하지만 트럼프는 2013년 9월 트위터에 “오바마 대통령은 시리아를 공격하지 말라”고 요구한 바 있다.

안창현 기자 blu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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