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해안경비가 19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 오자 순찰을 돌고 있다. 팜비치/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빈번한 ‘겨울 백악관’ 마라라고행과 뉴욕에 머물고 있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의 ‘두집 살림’으로 경호비용이 급증하자, 백악관 비밀경호국이 내년도에 6000만달러(672억원)의 추가 예산을 요구했다. 그러나 백악관 예산관리국이 이를 거절한 것으로 전해진다고 <워싱턴 포스트>가 22일 자체 입수한 내부 문건 등을 통해 보도했다.
6000만달러의 증액분 가운데 2680만달러(300억원)는 멜라니아와 아들 배런이 살고 있는 뉴욕 트럼프타워의 펜트하우스 3개층 및 다른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보호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비밀경호국은 밝혔다. 이외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두 아들한테도 비밀경호국 요원이 붙어다닌다. ‘트럼프 기업’을 책임지고 있는 두 아들은 사업을 위해 세계를 누비고 다녀 이들에게 들어가는 경호비용이 이전 대통령 가족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만만찮다.
또 비밀경호국은 나머지 3300만달러(370억원)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미국 방문 중인 국가원수 등의 이동 경비에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 자신의 플로리다 호화리조트 방문 비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20일 취임 이후 주말에만 다섯차례나 호화리조트를 찾았다. 첫 세차례 방문 비용만도 1000만달러(115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트럼프 대통령과 관련된 경호비용 급증은 그를 비롯한 대통령 가족의 이상할 정도로 복잡한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추가 예산 요구가 (백악관) 예산관리국에 의해 거절됐다”며 “비밀경호국은 사이버범죄나 위조지폐 수사 등에 사용했던 자체 예산을 전용해 대통령 경호 비용으로 써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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