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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리크게이트’ 밀러 기자 결국 사직

등록 2005-11-10 18:26수정 2005-11-10 18:26

지난 9월30일 ‘리크게이트’ 증언을 마친 뒤 워싱턴 법정을 떠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주디스 밀러  기자. 워싱턴/AP 연합
지난 9월30일 ‘리크게이트’ 증언을 마친 뒤 워싱턴 법정을 떠나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우고 있는 주디스 밀러 기자. 워싱턴/AP 연합
‘뉴욕타임스’ 지면에 작별의 편지 실어 ...
취재원 보호를 위해 감옥행도 마다하지 않아 한때 언론자유 영웅으로 대접받던 〈뉴욕타임스〉의 주디스 밀러(57) 기자가 회사와의 갈등 끝에 9일(현지시각) 사직했다.

〈뉴욕타임스〉는 10일치 신문에서 밀러 기자의 사직 소식을 전하면서 “〈뉴욕타임스〉는 자기 견해를 설명하는 밀러의 편지를 신문에 싣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밀러 기자는 처음엔 오피니언면에 자신의 글을 실어달라고 요청했으나, 오피니언 담당 국장이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밀러 기자는 리크게이트와 관련해 취재원을 공개하라는 법원 명령을 거부해 85일간 수감 생활을 했다. 리크게이트란 2003년 6월 조지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침공을 비판했던 전직 외교관 조지프 윌슨의 부인이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이란 사실을 백악관 고위관리들이 일부러 언론에 흘린 사건이다.

밀러는 지난달 법정증언을 조건으로 석방돼, 자신의 취재원이 루이스 리비 전 부통령실 비서실장이란 사실을 밝혔다. 그의 증언은 패트릭 피츠제럴드 특별검사가 리비를 위증 등 혐의로 기소하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됐다.

밀러는 〈뉴욕타임스〉에 실린 ‘주디스 밀러의 작별’이란 제목의 편지에서 “(사직의) 주된 이유는 신문기자로선 결코 원하지 않았던 뉴스의 중심에 나 자신이 섰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내가 법정증언을 한 데 대해 일부 동료들이 동의하지 않은 점도 한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뉴욕타임스〉는 처음엔 밀러의 법정증언 거부를 강하게 옹호했으나, 이라크 침공을 위한 백악관의 언론공작을 방조했다는 의혹이 짙어지자 최근엔 밀러의 행동을 지면을 통해 비판했다. 밀러는 사표 직후 〈에이피(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뉴욕타임스〉 동료들이 공개적으로 당신을 공격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분명히 그렇다”고 답해,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

1977년부터 〈뉴욕타임스〉에서 국가안보 탐사전문기자로 이름을 날린 밀러는 2002년 국제테러리즘 기사로 동료들과 함께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조지 부시 행정부의 고위관리들이 흘리는 이라크 대량살상무기관련 허위 정보를 여과 없이 보도함으로써 부시 정권의 이라크 침공 명분을 제공했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밀러는 작별편지에서 이라크 대량살상무기 보도가 오보로 드러나 대중적 분노의 표적이 됐다는 점을 솔직히 인정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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