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최대 무슬림 권익보호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 위원회’의 설립자인 니하드 어워드(53) 사무총장이 14일 <한겨레>와 인터뷰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로 취임 한달을 맞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늪에 빠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7일 서명한, 이란 등 7개 무슬림국가 국민의 입국금지 행정명령이 가장 큰 화근이었다.
미국 내 최대 무슬림 권익보호단체인 ‘미국-이슬람관계 위원회’의 설립자인 니하드 어워드(53·사진)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미 의사당 근처 사무실에서 진행된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통제나 인기를 위해 국가를 분열시키는 것은 진정한 리더십이 아니다”고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다.
-‘반 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위원회 입장은?
“미국과 미국의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어떤 법적 조처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조처는 (막연한) 두려움이 아니라, 사실에 기초해야 한다. 이번 행정명령은 종교적 소수집단을 겨냥한 것이다.”
-트럼프 측근들은 무슬림을 겨냥한 게 아니라고 한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동안 무슬림의 입국을 금지하겠다고 협박해 왔다. 행정명령에선 무슬림, 이슬람이란 단어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행정명령의 임시중지를 명령한) 법원도 그런 의도가 있다고 인정한 것이다.”
-이민이나 안보사항은 대통령에게 권한을 줘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물론이다. 하지만 그 권한은 법률과 헌법 안에서 행사해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절대권력이나 절대권한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미국 내 무슬림 사회 분위기는?
“9·11 테러 이전에도 무슬림 사회는 미국에서 차별과 소외, 주변부화를 겪어왔다. 지금은 정부와 엘리트들이 ‘이슬람 공포증’을 주류적 흐름으로 만들고 있다는 데 위험성이 있다. 하지만 동시에, 미국인 대다수가 우리에게 지지를 보내고 있다. 수십만명의 미국인이들이 거리로 나왔고, 수백명의 변호사들이 공항에서 난민들을 도우려했다. 전례없는 적극적 연대 모습이었다.”
-트럼프가 왜 무리하게 행정명령을 추진했다고 보나?
“정치적 책략을 쓰는 것이다. 선거 때 엄청난 약속들을 했지만, 실현될 수 없는 것들이다.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을 수 없다. 그러니, 변명꺼리나 관심 돌릴 것을 찾는 것이다. 불행히도, 그는 대통령이란 사실을 깨닫지 못하고 여전히 선거운동 기조로 가고 있다.”
-그런데 많은 미국인들이 행정명령을 지지하고 있다.
“지지자가 줄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는 미국인 60%가 행정명령에 동의 않는다고 했다. 트럼프 지지자들이 모두 반무슬림은 아니다. 사람들의 공포를 이용해 인기를 위해 국가를 분열시키는 건 진정한 리더십이 아니다. 미국이 성공했던 것은 지금 트럼프가 하는 것과 정반대로 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측근 가운데 극단적 성향이 여전히 많다.
“측근 상당수가 음모론을 신봉하고, 소수집단에 대한 증오를 지니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혼돈이 발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현실을 보는 게 슬프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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