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국가안보보좌관을 제안받았으나 거부한 해군 특전단 네이비실 출신의 로버트 하워드 예비역 제독이 2011년 1월(당시 중장) 아프가니스탄 자란즈를 방문한 모습. 자란즈/AP 연합뉴스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유착’ 의혹으로 낙마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인물이 수락을 거부하는가 하면, 트럼프 내각에선 ‘항명’이라고 할 만한 ‘반트럼프’ 움직임이 잇따라 나타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플린의 후임으로 지명한 로버트 하워드(60) 예비역 제독이 제의를 거부했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1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에 따라 외교안보 사령탑 공백도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워드 전 제독은 재정·가정적 문제를 표면적인 거절 이유로 들었지만, 신문은 지인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예측할 수 없는 업무 스타일과 백악관의 혼돈 때문에 제의를 받아들이기를 꺼렸다고 전했다.
또 환경보호청에서 근무하는 미 전역의 과학자나 변호사, 정책전문가 등 직원들이 17일로 예정된 청장 상원 인준 투표에서 후보자인 스콧 프루잇 오클라호마주 법무장관의 인준 거부를 상원의원들에게 촉구하고 있다고 <뉴욕 타임스>가 이날 전했다. 대통령에 대한 일종의 ‘항명’이라 할 수 있다.
프루잇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했던 온실가스 감축 의무화, 수질오염 방지 대책 등을 저지하기 위한 집단소송을 주도했던 인물로, ‘반환경적 인물’이라는 지탄을 받아왔다. 아메리칸대 의회·대통령연구센터의 제임스 서버 소장은 “관료기구 사람들이 이런 일을 하는 것은 이전에는 거의 생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현직 정보기관 당국자들을 인용해 정보기관 요원들이 예민한 정보의 유출을 우려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민감한 정보는 보고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정보를 다루는 대통령으로서의 트럼프를 믿지 못하는 것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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