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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행정부 ‘기능 정지’

등록 2017-02-15 17:24수정 2017-02-15 22:05

취임 직후부터 반이민 명령·러시아 유착 의혹
민주당, ’플린 사태 조사 하라’ 전방위 압박
공화당 전문가 “뉴노멀이 노멀이 됐다”
낙마한 플린 후임에 로버트 하워드 전 장성 유력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접촉 파문으로 지난 13일 사임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서면서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의 뒤를 지나가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러시아와의 부적절한 접촉 파문으로 지난 13일 사임한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오른쪽)이 지난 1일 백악관에서 일일 브리핑을 하기 위해 연단에 서면서 션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의 뒤를 지나가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부적절한 러시아 접촉’으로 연일 궁지에 몰리고 있다. 반 이민 행정명령 등에 이어 플린 전 보좌관 사태까지 겹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한달도 안돼 ‘기능 정지’에 빠졌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14일 “플린 전 보좌관의 사직은 백악관에서 벌어진 넓은 의미의 혼란에 하나를 더한 것뿐”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취임 첫날과 이튿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8년 전 취임식 참석인원과 비교하는 언론 기사에 불만을 품고 감정적으로 대응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반 이민·난민 행정명령’으로 대혼란이 벌어졌으며, 법원들의 잇딴 중지 명령으로 트럼프의 정책 추진 동력은 뚝 떨어졌다. 외교적으로는 맬컴 턴불 오스트레일리아 총리와의 상견례 통화에서 “최악의 통화”라며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었고, 언론을 통해 통화 녹취록이 고스란히 유출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침 트위트들과 이를 둘러싼 오후 백악관 브리핑에서의 논란 등은 단골 코미디 소재가 돼버렸다.

일부에선 트럼프 행정부가 혼란을 전술적 통치 수단으로 이용하려는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아웃 사이더’인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공격적인 시도들이 정부의 방향성을 재설정하기 위한 노력들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존 피어리 공화당 전략가는 “이런 현상이 ‘뉴 노멀’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이제 ‘뉴 노멀’에 익숙해지기 시작하겠지만, 동시에 지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상황은 트럼프 행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의 미국 대선 해킹 개입 의혹으로 잔뜩 화가 나있던 민주당 쪽은 별도의 조사위원회를 설치해 ‘플린 사태’를 전방위적으로 조사해야 한다며 압박하고 나섰다. 미 의회의 거물정치인인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번 사태는 국가 안보 기구의 기능 장애”라고 비판하며 “백악관이 누가 책임지고 있는지, 누가 정책을 정하는지 아무도 모르는 장소가 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은폐 의혹’도 새로운 쟁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 플로리다 휴양지로 내려가는 전용비행기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의 ‘플린 의혹’ 질문에 “잘 모른다. 들여다보겠다”고 밝혔지만,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선 “지난달 26일 보고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러시아 해킹 사태 등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뭔가를 감추려고 하는 행태 때문에, 모스크바 호텔 성매매 정보보고 등 뭔가 러시아에 발목을 단단히 잡힌 게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게다가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플린 전 보좌관의 거짓 보고를 지난 9일 언론에 보도된 뒤에야 알게 됐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최근 새로운 지상발사형 순항미사일을 국내에 극비리에 배치해 지난 1987년 양국이 체결한 ‘중거리핵무기 폐기협정’(IRNFT)을 위반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러시아마저 트럼프에 도전하는 모양새다. 트럼프의 그간 친러 행보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한편, 미 언론들은 낙마한 플린의 후임으로 해군 특전단(네이비실) 출신인 로버트 하워드(60) 예비역 제독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하워드는 국가안보회의 근무 경험이 있고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과도 여러 차례 함께 일해 호흡이 잘 맞는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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