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인 스티븐 밀러가 10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기자회견에 참석하기 위해 백악관 이스트 룸에 들어서고 있다. 워싱턴/EPA 연합뉴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 정책고문은 12일(현지시각) “미국이 아주 조만간 또다른 신호를 (북한에)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밀러 정책고문은 이날 <시비에스>(CBS) 방송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11일 긴급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특정하거나 비난하지 않은 이유를 사회자가 추궁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아베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동맹국들과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보냈다”며 이렇게 말했다. 밀러 고문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카메라 앞에 두 사람이 선 의미에 대해 북한도 매우 잘 이해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일단, 일본에 ‘연대’를 보여준 것만으로도 북한에 강력한 메시지를 충분히 전달했다는 뜻이다.
그는 ‘또다른 신호’의 내용은 말하지 않은 채, 신호를 보내는 시기는 “미군을 위대하게 재건하기 시작할 때”라고만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곧 의회를 방문해 군에 대한 투자를 요청할 것”이라며 “미국은 상상을 뛰어넘고, 의심의 여지가 없는 수준의 군사력을 다시 갖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밀러 고문은 이날 <폭스 뉴스>에도 출연해 태평양 지역 동맹들과의 관계 강화를 대비책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 외교소식통은 “아베 총리 방미 중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불쾌해 하고 있다”며 “다만, 대응은 하되 상황 관리 차원에서 지나친 긴장 고조는 피하려하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미 행정부 당국자도 <로이터> 통신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도 아닌 것 같고, 새로운 핵실험을 한 것도 아닌 점을 고려해, 긴장 고조를 피하기 위한 대응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흐름에 비춰보면, 이번 미사일 발사에 대한 미국의 대북 대응은 유엔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국제적 비난이나 추가적인 미국의 저강도 독자 제재, 중국에 대한 압박 혹은 협조 요청 등 일단 ‘결의’를 보여주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코리 가드너 미 상원 동아태 담당 소위원회 위원장이 이날 성명을 통해 “즉각적인 일련의 대북 강경 조처”를 주문하는 등 의회 분위기는 행정부에 비해 훨씬 강경하다. 또 대북 강경파 성향 전문가들도 ‘더 이상의 (북핵) 기술 고도화’를 막기 위한 트럼프 행정부의 결단을 요구하고 있어, 상황 변화에 따라 언제든 분위기가 바뀔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