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쇼 시청률 하락에 트럼프, “아널드 위해 기도하자”
슈워제네거, “서로 일 바꾸자”고 반격
최근 텔레비전 쇼 시청률 하락을 계기로 가시 돋친 설전을 벌이고 있는 ‘터미네이터’ 아널드 슈워제네거(왼쪽)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이봐, 도널드. 내가 대통령 할게, 넌 다시 티브이 쇼를 맡으면 어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주역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설전이 점입가경이다. 트럼프가 “넌 해고야!”(You’re fired)라는 말로 유명해진 미국 <엔비시>(NBC) 방송의 ‘어프렌티스’를 슈워제네거가 맡으면서 시청률이 떨어지자, 트럼프가 독설을 퍼붓고, 이에 슈워제네거가 가시 돋친 말로 반격했다.
트럼프는 2일 국가 조찬 기도회에 참석한 자리에서 ‘어프렌티스’ 이야기를 꺼내며 “대통령에 출마해서, 그 쇼를 떠나야 했다. 제작진은 아널드 슈워제네거를 고용했고 이후 시청률이 어떻게 됐는지 알지 않느냐”며 “그건 완전한 재앙이었다. 아널드와 시청률을 위해 기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대선 출마를 위해 2015년에 쇼를 그만뒀다.
슈워제네거는 즉각 트위터에 ‘국가 조찬 기도회’라는 제목으로 동영상을 올려 반격했다. 그는 “이봐, 도널드. 좋은 생각이 있어. 우리 서로 일을 바꾸면 어때? 당신이 시청률 전문가니까 티브이를 맡아, 나는 당신 일을 맡을게. 그러면 사람들이 다시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을 거야”라고 말했다.
슈워제네거는 지난달 30일에도 한 텔레비전 쇼에 나와 트럼프의 ‘반이민·난민 행정명령’에 대해 “미친 짓이고 우리를 어리석게 만든다”고 비판한 바 있다. 슈워제네거는 오스트리아 이민자 출신이다.
‘어프렌티스’의 시청률이 트럼프의 말대로 크게 하락한 건 사실이다. 트럼프가 마지막으로 진행했던 2015년 2월에는 시청자 수가 600만명이었으나 슈워제네거가 최근 진행한 쇼는 370만명이 시청했다.
황상철 기자 rosebud@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