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인원 규모를 놓고 첫 브리핑부터 거짓말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이 23일 ‘정직한 브리핑’을 약속했다. 트럼프와 언론간 전쟁 강도는 다소 약해진 양상이지만, 여전히 잘못은 인정 않고 물타기를 시도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확한 사실을 몰랐기 때문에 사실이 아닌 것을 말했다고 맹세할 수 있겠는가’라는 <에이비시>(ABC방송) 기자의 질문에 “나는 종종 사실들을 놓고 의견이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결코 의도적으로 거짓말을 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취임식 참석인원이 ‘역대 최대’라고 브리핑한 것에 대해서는 끝까지 잘못을 인정하지 않았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사실관계와 관련된 기자들의 계속되는 질문에 자신은 취임식준비위원회로부터 자료를 받았을 뿐이라고 하거나, ”시청률, 태블릿과 휴대전화, 텔리비전 시청자 등을 합치면 역대 사상 최대 관중”이라는 궤변을 늘어놓기도 했다.
그러면서 스파이서 대변인은 ‘언론이 트럼프에 너무한다’며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언론) 바탕에 깔린 내러티브가 언제나 부정적이며 (트럼프 행정부의) 사기를 꺾는다”며 “우리가 옳다면 옳다고 말하고, 틀렸으면 틀렸다고 말하라. 그러나 언제나 틀리거나 부정적일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볼멘 소리를 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또 이날 워싱턴 특파원을 보낼 수 없는 언론사들을 위해 백악관에 스카이프 4대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이를 두고 기성언론 견제 수단 중 하나로 기획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스파이서는 이와 별도로 남중국해 문제에 대해 ”한 국가(중국)가 국제수역을 차지하지 못하도록 확실히 방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해 조만간 중국에 대한 ‘레드라인’(금지선)을 설정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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