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5대 대통령 부부(오른쪽)와 마이크 펜스 부통령 부부가 19일(현지시각) 위싱턴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열린 취임식 기부자들에 대한 감사 만찬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워싱턴/UPI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취임식 전날인 19일(현지시각) 낮 부인 멜라니아 및 자녀들과 함께 전용기편으로 메릴랜드주 앤드루 공군기지에 내리는 것으로 워싱턴 입성을 알렸다.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취임식 사흘 전에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이 이동했던 ‘역사적’ 여정을 따라 필라델피아를 출발해 워싱턴까지 137마일(220㎞)을 6시간30분 동안 열차로 이동하는 등 ‘상징성’과 ‘의미’를 고려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실무적’이고 ‘쿨’한 편이다.
트럼프는 이어 자신이 소유한 워싱턴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의회 지도자들과 오찬을 하며 “우리에겐 똑똑한 인물이 아주 많다”며 “역대 어떤 내각보다 훨씬 더 아이큐(IQ)가 높다”고 자랑했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펜스 부통령 당선자와 함께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헌화한 뒤 취임 전야 환영 공연이 열리는 링컨기념관으로 이동했다. 무대에는 토비 키스, 쓰리 도어스 다운 등 유명 뮤지션들이 올라 트럼프 시대 개막 축하공연을 했다.
트럼프는 이날 공연 행사 축사에서 ‘변화’와 ‘통합’, ‘미국을 위대하게’ 등을 언급해 취임사의 핵심 열쇳말을 미리 전했다. 또 “열심히 일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하지만 취임식를 하루 앞둔 이날도 그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에게 유리하게) 올라가는데도, 사람들은 믿지 않았다”며 선거운동 과정에서 자신을 몰라준 것에 대해 서운함을 표시했다.
이날 마지막 공식 일정인 취임식 기부자들에 대한 감사 만찬에서는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와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인 라인스 프리버스를 한껏 치켜올렸다. 특히, 트럼프는 쿠슈너에게 “당신이 중동 평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면, 아무도 할 수 없는 것”이라며 무한 신뢰와 기대감을 표시했다.
그는 또 취임도 하기 전에 벌써 4년 뒤 재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가 이번에 너무 잘했기 때문에 다음번, 즉 4년 뒤에도 낡은 방식과 싸워 이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례에 따라 취임식 전날인 이날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영빈관)에서 하룻밤을 지내는 트럼프는 20일(현지시각) 오전 8시30분 부인 멜리니아 등 가족들과 함께 백악관 뒤편 세인트 존스 교회에서 예배를 하는 것으로 취임 당일 일정을 시작한다.
트럼프 당선자 가족은 예배를 마친 뒤 오전 9시30분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 가족과 함께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차를 마시며 마지막 신-구 권력 간 가족 회동을 한다. 이어, 오바마 대통령과 조 바이든 부통령이 안내하는 형식으로 의사당 앞 취임식장에 도착한 트럼프는 90여만명이 참여한 가운데, 취임선서와 취임연설을 하는 것으로 공식적인 정권이양 행사를 마친다. 이어 트럼프는 군 의장대 사열, 축하 퍼레이드, 3곳의 무도회 행사 참석 등으로 미국 대통령으로서의 첫날을 보낸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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