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 권리를 옹호하는 미국 30여개 풀뿌리조직 연합체인 ‘공정한 이민개혁운동’(FIRM)의 설마 애리어스(46) 대변인은 지난 14일(현지시각) 이민자 집회가 열린 워싱턴 시내 ‘메트로폴리탄 아프리칸 감리(AME) 교회’에서 <한겨레>와 만나 “트럼프 시대에 이민자뿐 아니라 소수자들이 다 겁에 질려 있다”며 “싸우고 조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제부터 집회 준비를 시작했나?
“트럼프 당선 직후부터다. 진보 진영 지도자들과 이민 권리 옹호 조직들이 모여 단일한 전선을 보여줘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선거기간 동안 트럼프의 증오적인 발언들은 우리에게 고통을 주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모든 서류미비(불법) 이민자를 추방하는 게 실제로 가능한가?
“1100만명의 사람을 모두 강제로 추방한다는 건 불가능할 것이다. 재정적으로도 불가능하다. 의회가 더 많은 예산을 배정해야 하는데, 단기적으로 이뤄지지 않을 것이다.”
‘공정한 이민개혁운동’(FIRM)의 설마 애리어스 대변인.
-그럼 가장 큰 우려는 뭔가?
“모든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하고, 저주하고, 상처 주는 것은 (트럼프 행정부가) 할 수 있다. 또 가족들을 분리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한 가족 안에도 신분이 다 다르다. 부모들은 서류미비자인 반면, 아이들은 여기서 태어난 시민권자들이 많다. 또 한꺼번에 (서류미비자들을 모두) 추방하진 못하더라도, 여기서 100명, 저기서 100명식으로 추방하는 건 가능하다. 그런 일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우리가 맞서 싸우려는 이유다.”
-서류미비자뿐 아니라 다른 (합법적) 이민자들도 두려워하고 있나?
“당연하다. 백인이 아니면 누구나 두려워한다.(웃음) 무슬림들, 성소수자인 엘지비티큐(LGBTQ), 흑인 등 이민자뿐 아니라 소수자들은 모두 겁에 질려 있다. 모든 사람은 다양하고 다르다. 트럼프는 다양성을 부정하며 국가를 분열시키려 하고 있다.”
-어떻게 대응할 생각인가?
“싸우고 조직할 준비를 하고 있다. 종교단체들도 대응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린 여기 있는 가족들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다. 또 의회를 설득하고 압박할 것이다. 특히 서류 미비 청소년들 보호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언제 미국에 왔나?
“12살 때 엘살바도르에서 가족과 함께 왔다. 34년을 미국에서 살았다. 여기가 내 집이다. 자라면서 인종차별과 불평등을 보았고, 정의와 평등을 위한 운동이 내 임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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