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래들리 매닝이 2013년 8월 “첼시 매닝”이라며 가발을 쓰고 화장한 모습. AFP 연합뉴스
2010년 미국 군사·외교 비밀자료를 위키리크스에 넘겨 징역 35년형을 선고받은 첼시 매닝(29) 전 일병이 대폭 감형을 받아 오는 5월 석방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7일 캔자스주 포트레번워스 교도소에 복역 중인 매닝의 남은 형기를 감형했다고 <뉴욕 타임스> 등이 보도했다. 매닝은 2009년 10월부터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정보분석병으로 근무하면서 수만건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서의 군 사고 자료와 25만건의 외교 전문, 영상자료 등을 위키리크스에 유출해 폭로되게 한 혐의로 2010년 체포됐다. 이 사건으로 위키리크스와 줄리언 어산지가 유명세를 탔다.
매닝은 감형을 신청하면서 “전례없는 극단적인 35년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자료를 공개하기로 한 결정에 대해선 전적인 책임을 진다”고 했다. <뉴욕 타임스>는 기밀유출 사건의 경우, 대부분 피고인들이 징역 1~3년형을 선고받았었다고 전했다.
본명이 브래들리 에드워드 매닝인 그는 2013년 8월 형 선고 다음날, 자신은 첼시 엘리자베스 매닝이라는 여성이며, 호르몬 치료를 받고 싶다고 밝혔다. 이듬해 그는 교도소에서 머리를 기르고 화장을 하고 호르몬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허가받았다. 군 당국에 성전환 수술도 요구했으나 거부당했으며 교도소에서 두 차례 자살을 기도하기도 했다.
위키리크스는 이날 트위터에 매닝의 감형을 “승리”라며 환영했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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