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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Yes, We can!” 오바마 “아듀”

등록 2017-01-08 15:03수정 2017-01-08 15:36

’변화’ ’희망’ 메시지 던지며 백악관 입성한 첫 흑인 대통령
금융위기 극복·오바마케어 도입·사회문화 다양성 증진
임기말 지지율 57%…레임덕 없는 대통령
이민개혁·환경보호 등 대부분 행정명령 기반
트럼프 때 언제든 뒤집힐 수 있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 미 국민에게 보내는 고별사를 통해 “미국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하나로 뭉쳐 미래를 향해 전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서로 다른 가운데서도 언제나 하나였다”며 미국민의 단합과 국가 발전을 당부했다.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이 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합동기지 마이어 핸더슨 홀에서 열린 전군 고별 의장대 사열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워싱턴/A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 미 국민에게 보내는 고별사를 통해 “미국이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하나로 뭉쳐 미래를 향해 전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은 서로 다른 가운데서도 언제나 하나였다”며 미국민의 단합과 국가 발전을 당부했다. 사진은 오바마 대통령이 4일 버지니아주 알링턴 합동기지 마이어 핸더슨 홀에서 열린 전군 고별 의장대 사열식에 참석해 연설하는 모습. 워싱턴/AP 연합뉴스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

2009년 1월20일, 무명의 상원의원이었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지쳐있고 금융위기로 거덜난 미국인들에게 ‘변화’(Change)와 ‘희망’(Hope)의 메시지를 던지며 취임했다. 미국 역사상 첫 흑인 대통령이었다.

그는 취임 후에도 금융위기 극복과 오바마케어(의료보험) 도입, 사회·문화적 다양성 증진, 해외 군사개입 최소화 등을 통해 미국의 중도 및 진보층의 두터운 지지를 받았다. 지난해 11월 말 <시엔엔>(CNN) 방송 여론조사에선 57% 지지율로, 취임 첫해 58%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모든 퇴임하는 대통령의 로망인 ‘레임덕 없는’ 대통령인 셈이다.

그러나 이민정책이나 환경보호 등 진보를 향한 그의 레거시(legacy·업적)는 상당부분 대통령의 권한인 행정명령에 기초하고 있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강경한 공화당 반대를 우회하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에이비오’(ABO·Anything but Obama, 오바마는 안돼)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에 의해 언제든 무력화될 위기에 처해 있다. ‘오바마 8년’을 짚어본다.

1. 오바마케어 시행

오바마 대통령은 의료보험 개혁방안을 5년여 준비 끝에 2014년 시행했다. 민영보험에 맡겨온 미국 의료보험제도는 진료비 폭등으로 개인파산의 절반이 의료비 때문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올 정도로 세계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저소득층과 중산층에 정부 보조금을 지급하고 이를 통한 보험 가입을 뼈대로 한 오바마케어 도입으로 무보험자는 2010년 4900만명(16.0%)에서 2015년 2900만 명(9.1%)으로 크게 줄었다. 하지만, 오바마케어는 2010년 의회 통과 과정에서 공화당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혀 정쟁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공화당 성향의 반대론자들은 자신들의 세금이 정부 보조금 형태로 저소득층에 흘러들어가는 것에 불만을 터뜨렸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10월 말, 올해 오바마케어 보험료가 전국 평균 22%, 일부 주는 50% 이상 오를 것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오바마케어에 비판적인 보험회사들의 저항과 공화당 주지사가 있는 일부 주 정부의 묵인 앞에, 정권 말기 오바마 행정부가 이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허점을 드러냈다.

2. 경제위기 극복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하자마자 1930년대 대공항 이후 최악이라는 2008년 금융위기 뒤처리를 맡아야 했다. 2009년 2월 7870억달러 규모의 대규모 경기부양정책을 의회로부터 승인받아, 실업급여 확대와 공공부문 프로젝트 재정 투입, 자동차산업 구제 정책 등을 실시했다.

취임 첫해인 2009년 -2.8%였던 경제성장률은 이듬해 2.5%로 반전됐고, 이후 2%대 중반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8년동안 17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빌 클린턴 대통령 시절에 이어 최대치다. 2009년 7.8%였던 실업률도 지난해 12월 4.7%로 떨어져,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기록했다.

그러나 거시 경제지표와 달리, 소득 불평등은 악화됐다는 보고가 많다. 미국 정책연구소 조사를 보면, 2009~14년 동안 상위 1%의 소득 증가율은 27.1%인 반면, 하위 99%의 소득 증가율은 4.3%에 그쳤다. 미국민 90%는 경기회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여론조사도 있다.

2010년 7월, 도드-프랭크 월스트리트 개혁법을 시행해, 금융위기를 초래했던 8개 분야의 규제를 강화했지만 그리 강력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다. 2015년 세계 12개국이 참여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타결했지만, 의회 승인을 받지 못했다.

3. 사회문화적 다양성 옹호와 환경보호

오바마 대통령은 동성애 운동, 이민자 보호 등 소수자 인권보호와 미국 사회의 다양성 가치를 가장 적극적으로 옹호했던 대통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행정명령을 통해 성적 취향을 잣대로 취업이나 인사상 차별을 하지 못하도록 했으며, 동성애자 군복무 허용, 트렌스젠더 학생들이 성 정체성에 따라 화장실을 이용하게 하라는 지침을 내리기도 했다. 지난 2015년 6월 연방대법원이 동성결혼 합법화를 판결하자 백악관은 판결을 기념해 건물 전면을 성소수자 차별 반대 운동 상징인 무지개색으로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또 2012년과 2014년 미등록 이민자의 추방유예를 골자로 한 이민개혁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최대 400만명이 구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난해 6월 대법원이 권력남용이라며 패소 판결을 내려 미등록 이민자들의 처지가 공중에 뜨게 됐다.

그는 2015년 12월 파리 기후변화협약 합의를 이끌어낸 일등공신이기도 하다. 미국의 새 성장동력과 국제사회 리더십 회복을 환경 분야에서 찾은 그는, 안으로는 기후변화 대응에 소극적인 공화당에 맞서고, 밖으로는 탄소 거대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를 설득했다.

4. 핵없는 세상

‘핵없는 세상’을 주창해 2009년 노벨평화상을 ‘선불’로 미리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제한적 고립주의 성향의 대외정책 노선을 걸었다. 이란과 2015년 7월 핵합의를 이끌어 냈고, 같은해 12월 쿠바와의 관계정상화를 선언했다. 또 2011년 말, 이라크 종전을 선언하며 거의 모든 미군을 철군시켰다. 2014년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규모도 크게 줄여, 지난해 말 현재 8400명만 남았다. ‘아시아재균형 정책’을 통해 중국의 부상을 견제했지만, 갈등이 고조되는 건 가능한 피하려 했다.

그러나 ‘이슬람국가’(IS)의 등장과 끝없는 시리아 내전은 그를 괴롭혔다. 또 워싱턴 강경파들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에 오바마 대통령이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북한에 대해선 ‘전략적 인내’라며 사실상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 가운데, 재임기간 북한이 4차례나 핵실험을 하며 핵능력을 강화한 건 오점으로 기록될 것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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