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31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열린 연말 행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취재진을 향해 발언하고 있다. 팜비치/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을 언급한 북한의 신년사에 경고성 발언을 내놨다. 트럼프 당선자가 북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대선 승리 이후 처음이다. 트럼프 당선자는 또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함께 드러냈다.
트럼프 당선자는 2일(현지시각) 저녁,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미국 일부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발언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지난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 탄도로케트 시험 발사 준비사업이 마감단계에 이르렀다”며 조만간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을 내비친 것에 대한 대응이다.
트럼프의 이 발언에는 대북 경고 의미가 담겨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백악관 고문 내정자인 켈리엔 콘웨이는 이날 <시엔엔>(CNN) 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언에 대해 “북한을 막으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콘웨이는 또 진행자 앤더슨 쿠퍼가 ‘북한을 막기 위해 트럼프 당선자가 무엇을 할 계획이냐’고 묻자 “북한이 미국 시애틀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을 보유하는 데 1년을 남겨두는 동안 가만히 앉아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콘웨이는 이날 <엔비시>(NBC) 방송에도 출연해 ‘김정은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핵무장을 하는 것을 어떻게 막을 것이냐’는 질문에 “안보 관계자들과 계획을 짜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는 또 이날 “중국은 완전히 일방적인 무역으로 미국으로부터 엄청난 돈과 부를 빼갔다. 그러나 북한 문제는 도와주지 않으려 한다. 좋네!”라며 비꼬는 트윗을 올렸다. 중국을 향해서도 경고한 셈이다.
트럼프의 이날 연속 트윗에는 몇가지 함의가 담겨 있다. 첫째, 트럼프 팀에서 대북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트럼프 쪽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북핵 관련 자료를 요구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도 지난 1일 북한 신년사 기사를 전하면서, 트럼프 당선자가 처음으로 요청한 특별 기밀 브리핑 요청이 북한과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에 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둘째, ‘중국 팔 비틀기를 통한 대북 압박’이라는, 트럼프의 기존 대북 기조가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핵 문제가 고조될 경우, 중국 기업을 직접 겨냥하는 ‘세컨더리 보이콧’ 시행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북한 신년사와 관련해, 미 언론들은 연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부분을 집중 보도하고 있다. 대통령 당선자로서 어떤 식으로든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이날 사설을 통해 “김정은이 (대륙간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계속 진행한다면 미국은 이를 격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부정적 예후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