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미국·중남미

반기문, 잇단 검증 시도에 “괴담·구태·정치공작” 맹비난

등록 2016-12-31 09:41수정 2016-12-31 13:16

“국회 청문회 빼곤 검증 다 거쳤다
이것이 정치인가 하는 생각들어”
’구태 청산’ 외치며 검증시도 ’되치기’
’아웃 사이더’ 전략 엿보여
신년사에서 대선 출마 의사 재확인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20일(현지시각)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특파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욕/연합뉴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30일(현지시각) 대권 도전 의사를 다시 한번 분명하게 밝히면서, ‘23만달러 수수 의혹’ 등에 대선 ‘괴담’,‘구태’,‘정치 공작’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강하게 비난했다. 자신에 대한 잇딴 검증 시도들을 ‘구태 정치’로 몰아 되치기하면서 자신은 기존 정치권에 때묻지 않은 인물임을 부각시키려는 전형적인 ‘아웃 사이더’ 전략으로 풀이된다. 또한, 반 총장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개헌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 사무총장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한국민에게 보내는 신년 메시지’를 발표한 뒤 한국 특파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개인에 대해 있지도 않은 음해를 통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추구하려는 구태는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검증을 빙자해 괴담을 유포하거나 ‘아니면 말고’식의 무책임한 일을 하는 것은 절대로 근절돼야 한다”며 “이런 행태에 화도 나고, 또 대한민국의 이런 정치현실에 너무나도 마음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정치 경험이 없다”며 “이런 문제가 계속 나오니까 ‘과연 이것이 정치인가?’ 하는 생각이 들고, 한심하고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과거 대선을 앞두고 기승을 부리던 악성 정치공작을 저도 많이 봐왔다”면서 “그런 피해를 본 사람의 고통이 어떨까 느꼈는데 (지금) 제가 그것을 느끼고 있다. 가족도 느끼고, 제 아내나 아들도 다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그렇게 하면 우리가 정치적 후진성을 면할 수 없고 계속 그 자리에서 맴돌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검증이 필요하다는데 전적으로 동의한다. 검증을 회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국내에서 국회 청문회만 안 거쳤지 모든 검증 절차를 다 거쳤다. 장관까지 모든 사정기관의 조사를 받고 통과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문제에 대해 ‘제가 완벽한 사람이다’라는 말은 아니다”면서도 “23만달러 얘기는 어떤 경우에도 그런 일이 없다. 이런 일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개헌과 관련해서는 “(현재 헌법은) 1987년에 개정된 것으로, 우리가 몸은 많이 컸는데 옷은 안 맞는 상황이다. 필요한 부분은 개헌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개헌 필요성에 동의했다. 그는 개헌 방향과 관련해선 “제가 혼자결정할 일이 아니다. 전문가들과 협의하고 국민의 컨센서스를 받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한다”고만 밝혔다. 그는 “개인적으로 (개헌 방향을) 생각하고는 있지만, 구체적 방향은 서울에서 말씀을 나눌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이에 앞서 한국민에게 보내는 신년사를 통해 “이제 국민의 도움으로 제가 얻은 값비싼 경험과 지혜를 국민 여러분들께 돌려드리고자 한다. 우리 역사의 위대한 전진을 위해 국민 여러분들과 동행할 것”이라며, 대선 출마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귀국을 앞두고 우리나라의 당면한 국내외의 도전을 헤쳐나가는 데 미력이지만 온 힘을 모아 기여하고자 깊이 고뇌하고 있다”며 “귀국하는대로 국민 여러분의 의견을 직접 경청하고 저의 생각과 고뇌를 말씀드리면서 해법을 같이 구하는 시간을 최대한 많이 가지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은 이어 “링컨은 갈기갈기 짖어진 나라, 분열과 절망으로 허덕이는 국민을 화해와 통합으로 하나로 묶었다”며 “(한국에서도) 거대한 변화와 통합을 이끌 제대로 된 지도자를 뽑고 싶다는 국민의 염원이 어느 때보다 크다는 것을 해외에 있으면서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마지막으로 유엔에 출근한 반 총장은 유엔 회원국 대사 및 직원 수백 명과 악수를 나눈 뒤 “신데렐라가 된 기분”이라며 “내일 자정이면 모든 게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31일 밤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서 열리는 대규모 신년맞이 행사 참석도 언급하면서 “수백 명이 내가 일자리를 잃는 걸 지켜볼 것”이라는 조크를 던졌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