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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반기문, ‘탄핵 당한’ 박근혜 대통령과 선긋기

등록 2016-12-19 09:57수정 2016-12-19 10:13

반 총장, 뉴욕 외교협회 간담회서 ‘대선 몸풀기’
“한국 국민, 국가리더십에 대한 믿음 배반 당해
한국전쟁 제외하면 이런 정치적 혼란 경험 못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한국의 ‘박근혜-최순실 국정 농단 사건’에 대해 ‘한국전쟁을 제외한’ 최대의 정치 혼란이라고 규정하면서, 국가 리더십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선긋기인 동시에, 대선 출마를 위한 본격적인 ‘몸풀기’가 시작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 총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외교협회(CFR)가 주최한 초청 간담회에서 “그는 “(한국) 국민은 ‘올바른 지배구조’가 완전히 결핍된 것에 몹시 좌절하고 분노하고 있다”며 “국민들은 국가의 리더십에 대한 신뢰가 배신당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 총장은 리처드 하스 외교협회 회장이 ‘당신 나라의 정치적 동요와 부상하는 중국, 북한의 미사일 위기 등에 직면해 있는데, 가장 관심있는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들에 대해 당신도 알고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한국 소식’에 가장 관심이 많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 총장은 “반 총장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예상치 못한 일들에 또 한번 매우 놀라고 있다”며 “70년을 한국 국민으로 살아왔지만, 한국전쟁 발발을 제외하면 이런 종류의 정치적 혼란을 경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979년 시해된 그녀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때에도 한국인들은 격변의 과정을 헤쳐 나왔다”며 “매우 평화롭고 매우 민주적이며 경제적으로도 어렵지 않은 지금 같은 시기에 이런 일이 일어났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때의 통치를 언급하거나, 박 대통령이 즐겨 사용하는 ‘신뢰와 배신’의 용어까지 등장시키며 비판한 것은, 박근혜 정부와 확실한 선긋기 시도로 보인다.

반 총장은 “나는 이런 상황을 완전히 이해하고 있다”며 “혼란은 일시적이며, 한국 국민은 복원력이 있고, 민주체제를 존중하기 때문에 이 위기를 곧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일이 한국의 정치·경제·사회 지도자들에게 좋은 교훈이 되기를 바란다”며 “개인이나 조직의 이익에 앞서 공공선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한국민이 반 총장의 리더십으로 혜택을 볼 수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나는 아직 유엔 사무총장”이라며 “(퇴임일인 12월31일까지는) 유엔 사무에 집중해야 한다”며 답변을 피했다. 그는 “사적인 시민으로서 자유인이 되면,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 기여할 수 있을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 그때가 돼야 얘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 총장은 오는 20일 뉴욕에서 한국특파원단과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을 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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