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앤드류 푸즈더(가운데) 시케이 레스토랑 최고경영자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트럼프 타워를 떠나고 있다. 이튿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푸즈더 최고경영자를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했다. 뉴욕/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최저임금 인상과 오바마 케어에 강력히 반대해온 패스트푸드 기업 ‘CKE(시케이) 레스토랑’의 최고경영자인 앤드류 푸즈더(66)를 노동부 장관으로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푸즈더는 미국인 수천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진작시켜왔다. 노동자들을 위해 싸워온 그의 폭넓은 기록들을 볼 때, 그가 노동부를 이끌 이상적인 후보”라고 지명 배경을 밝혔다. 푸즈더는 햄버거 체인 업체인 ‘칼스 주니어’와 ‘하디스’를 산하에 둔 지주회사 ‘시케이 레스토랑’을 2000년부터 경영해왔다.
하지만, 푸즈더의 노동부 장관 지명을 두고, 그가 노동자들을 위해 싸워오기는 커녕 노동자의 권익을 약화시키는 데 앞장섰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놓고 경영진과 노동자들이 가장 첨예하고 부딪히고 있는 노동 현장이 패스트푸드점인데, 패스트푸드 경영자인 그가 노동자들의 편을 들 리가 없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푸즈더가 현행 7.5달러인 시간당 최저임금을 9달러 이하로 묶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소개했다. <시엔엔>(CNN) 방송은 그를 “최저임금 15달러의 적”이라고 지칭했다. 패스트푸드 노동자들은 그동안 기본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선 시간당 최저임금을 15달러로 인상해야 한다며 ‘15달러 인상 투쟁’을 벌여왔고, 버니 샌더스 민주당 상원의원과 일부 지자체들이 이에 호응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푸즈더는 올해 3월 <비즈니스 인사이더>와의 인터뷰 등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자동화를 조장할 것이라고 ‘협박’하며 “기계는 항상 예의바르고, 휴가를 가지도 않으며, 지각도 하지 않고, 인종이나 성차별 소송을 내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로 미뤄볼 때 그가 상원 인준을 통과하면 오바마 대통령이 행정명령을 통해 확대하고자 했던 최저임금 인상이나 초과근무 수당 확대, 유급병가 확대 조처 등은 빛을 잃을 가능성이 크다.
메리 케이 헨리 서비스업종사자국제노조(SEIU) 위원장은 이번 노동장관 인선에 대해 “반 노동자 극단주의와 맞서 거리에서 계속 싸울 것”이라며 “트럼프는 다시 한번 그가 미국 노동자들의 요구와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외에도 푸즈더의 회사는 레스토랑 광고에 거의 아무것도 입지 않은 채 선정적인 몸짓을 하는 여성들을 내세워 논란이 됐었다고 <허핑턴 포스트>는 전했다. 이에 푸즈더는 “아름다운 여성들이 비키니를 입고 햄버거를 먹는 우리 광고를 좋아한다. 그것은 매우 미국적”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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