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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트럼프, ‘시진핑 절친’ 브랜스태드 주중 대사 지명

등록 2016-12-08 17:16수정 2016-12-08 21:50

시 주석과 30여년 인연있는 아이오와 주지사…공화당 주류
트럼프-차이잉원 대만 총통 전화 뒤통수 맞았던 중국 ‘반색’
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트럼프 타워를 방문한 테리 브랜스태드(70) 아이오와 주지사가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이튿날 브랜스태드 주지사를 주중 미국 대사로 임명했다. 뉴욕/EPA 연합뉴스
6일 미국 뉴욕 맨해튼에 자리한 트럼프 타워를 방문한 테리 브랜스태드(70) 아이오와 주지사가 기자들 앞에서 발언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이튿날 브랜스태드 주지사를 주중 미국 대사로 임명했다. 뉴욕/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3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테리 브랜스태드(70) 아이오와 주지사를 주중 미국 대사로 지명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지난 2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 통화를 하는 방식으로 중국을 ‘기습공격’한 지 닷새만에 대중 메시지 기조를 확 바꾼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브랜스태드 주지사는 오랜 공직 경험과 더불어 시진핑 주석 및 중국 지도자들과 오랜 친분을 맺고 있어 이상적인 미국 대사가 될 것”이라며 “미국의 이익과 양국의 호혜 진전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랜스태드의 주중 미국 대사 지명 배경에는, 시 주석과의 ‘관시’가 크게 작용했다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브랜스태드가 아이오와 주지사 시절인 1985년, 31살의 시 주석은 허베이성 정딩현 서기로 미국 농업을 배우는 사절단의 일원으로 아이오와를 방문했다. 시 주석은 당시 브랜스태드한테 받았던 환대를 자주 얘기했다고 한다.

시진핑은 지난 2011년 중국을 방문했을 때도 브랜스태드를 만나 45분간 면담했고, 주석 취임 직전인 2012년 2월 백악관을 방문했을 때도 브랜스태드의 배려로 농업 사절단 시절 머물던 아이오와 시골마을 머스카틴을 다시 찾기도 했다.

미국에서 최장수인 6선의 주지사 브랜스태드는 트럼프를 가장 적극적으로 지지했던 공화당 주류 정치인 중 한명이다. 정기적으로 트럼프와 함께 아이오와에서 공동유세를 했으며, 아들 에릭은 본선에서 아이오와 선거운동을 관리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트럼프 정부가 중국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다는 걸 중국 지도부에 재확신시키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트럼프와 차이잉원 총통과의 통화로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중국은 반색하는 모양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브랜스태드는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오랜 친구)로, 우리는 그가 중-미 관계를 촉진시키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우신보 푸단대 미국연구소 소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대중국 관계에서 더 잘 하겠다는 뜻이 명백해 보인다”고 말했다고 <환구시보>가 전했다.

하지만 미 <시엔엔>(CNN) 방송은 “(시 주석과 브랜스태드의) 따뜻한 개인적 관계가 곧 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남중국해, 무역, 환율 등 미-중 간 쟁점들이 개인적 관계로 풀 수 없는 워낙 큰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브랜스태드가 아이오와 옥수수와 콩을 중국에 팔기 위해 관여했던 무역은 그렇다 하더라도, 남중국해 문제 등 안보 이슈에 대해 전문적 식견을 갖추고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차이잉원 총통과의 통화로 중국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렸던 트럼프가 갑자기 브랜스태드의 중국 대사 지명으로 중국을 안심시키는 듯한 메시지를 보낸 것은 전형적인 트럼프식 ‘치고 빠지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대체로 ‘강압 외교’를 구사한 뒤 협력을 모색하는 것은 사회주의권 외교 방식이었다. 게다가 ‘강압 외교’ 뒤 불과 며칠 만에 정반대의 메시지를 보내 중국이 반격할 여지를 주지 않았다. 강대국 외교나 전통적 외교 틀로선 이해하기 힘든 ‘트럼프식 안개외교’인 셈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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