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쿼터 축소·쇠고기 금수 타결 전제
로버트 포트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일(현지시각) “올해 안에 한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그러나 두 나라는 협상 시작에 앞서 해결해야 할 많은 문제들이 있다”고 밝혔다.
포트먼 대표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제2차 연례 아시아포럼에 참석해 이렇게 밝히면서 “양쪽이 어떤 핵심 쟁점들을 풀어야 하는지에 대해 완전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다면 자유무역협정 협상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포트먼이 언급한 쟁점들은 한국의 스크린쿼터와 미국산 쇠고기 수입금지 조처를 뜻하는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해석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발언은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 체결 문제에 관해 가장 진전된 발언”이라고 평가하면서 “포트먼은 지금까지 연말까지 한국과 말레이시아, 이집트, 스위스 등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할지를 결정하겠다는 태도를 보여 왔다”고 지적했다.
포트먼 발언은 오는 18일 부산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아펙) 정상회의를 앞두고, 한국에 스크린쿼터 축소와 쇠고기 수입재개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강하게 실린 것으로 분석된다.
포트먼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한국과 자유무역협정 협상을 시작해야 할 강력한 이유들이 있다”며 “한국은 세계 무역협상에서 상품관세를 대폭 인하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돕는 강력한 우방”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미) 자유무역협정 협상은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한국의 경제개혁에 대한 보상을 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 대해선 “일본과 경제협력을 심화하는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자유무역협정 추진 방침을 시사하진 않았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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