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두만강 인근 함경북도 무산에서 홍수로 집들이 무너져내리 있는 모습. 사진은 국제구호단체 ‘세이브더칠드런’이 공개한 것이며, 북한에서는 지난달 홍수로 130명 이상이 숨지고 7만명 이상이 집을 잃었다. 무산/AFP 연합뉴스
‘북한통’으로 알려진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의 핵심 측근이 이끄는 미국의 민간 방문단이 지난달 24일부터 27일까지 나흘동안 북한을 방문해 인도주의 문제를 협의하고 돌아왔다고 <뉴욕 타임스>가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리처드슨 센터’의 선임보좌관이자 이번 방문단 대표인 믹키 버그만은 성명을 통해 “한국전쟁 때 숨진 미군 유해 발굴 작업을 재개하고, 현재 북한에 억류중인 버지니아대 학생인 오토 왐비어(21)의 석방 문제, 북한 홍수 피해 지원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북한의 5차 핵실험 직후 이뤄진 이번 방북에 대해 신문은 “2년만에 미국 민간 대표단과 북한 관리들이 면대면 접촉을 했다”며 “대표단이 미 정부를 대신한 건 아니지만, 북한의 방문단 수용은 추가적 교류를 위해 양쪽이 좀더 개방을 모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풀이했다.
방문단은 한성렬 외무성 미국국장을 비롯해 북한 관료들을 만났다며, 방북 성과에 대해 “솔직하고 괜찮은 논의를 했으며, 아주 약간의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버그만은 <뉴욕 타임스>와의 통화에서 “왐비어 관련 논의를 구체적으로 얘기할 순 없다“며 “북한은 홍수 피해지역 도움에 관심이 있었다”고 소개했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대표단 방북을) 백악관과 협의했다. 리처드슨 센터의 인도주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 행정부가 그동안 민간단체의 방북에 대해 ‘정부와 무관하다’며 선을 그어왔던 점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반응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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