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미국 뉴욕에서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가운데)이 지난해 7월 로널드 루이스 당시 수석보좌관(오른쪽)과 함께 미-일 고위급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걷고 있다. 뉴욕/미 국방부 제공 사진
미국의 고위 장성이 지난해 11월 공식 업무로 방한했을 당시 서울의 한 클럽에서 공금으로 술을 마시고 클럽여성들과 부적절한 행동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 국방부 감찰관실은 6일(현지시각) 애슈턴 카터 미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1월 방한했을 때 수석 군사보좌관으로 동행했다가 전격 해임된 로널드 루이스 당시 중장(지금은 소장으로 강등)에 대한 감찰 결과 보고서를 공개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보고서 내용을 보면, 루이스 소장은 지난해 카터 장관을 수행해 한국 서울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했을 당시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을 관용 신용카드로 지불했고, 공개된 자리에서 술을 너무 많이 마셨으며, 클럽 여성들과 어울려 “부적절한 관계(improper interactions)”를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보고서는 또 루이스 소장이 부하 여군들과도 “지나치게 가깝게 교제(socializing too closely)”했다고 적었다.
루이스 소장은 서울을 방문했을 당시 ‘캔디 바’로 알려진 나이트클럽에서 관용 신용카드로 469달러(약 52만4천 원)의 팁을 포함해 1120달러(약 125만원)의 술값을 지불했다. ‘당시’는 카터 장관이 제4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 회의 참석차 방한했던 지난해 11월 초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루이스 소장은 감찰조사에서 자신의 혐의들을 부인했으며, 신용카드 영수증의 서명도 자신의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루이스 소장은 로마에서도 ‘치카 치카 붐’이라는 클럽에서 관용 신용카드로 1755달러(약 196만원)를 계산했다. 그는 애초 자신의 체크카드로 계산하려다가 결제가 거절되자 그 클럽의 여성을 직접 데리고 카터 장관과 함께 머물던 호텔까지 온 뒤 관용 카드로 술값을 지불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헤서도 루이스 소장은 자신은 ‘치카 치카 붐’을 간 게 아니라 점잖은 손님들이 찾는 고급 장소를 갔다고 주장했다. 또 관용 카드를 사용한 데 대해서는 공무를 마치고 워싱턴으로 복귀한 후 곧바로 개인 돈으로 채워 넣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미 감찰관실은 루이스 소장이 계산한 신용카드 영수증에 찍힌 주소가 ‘치카 치카 붐’의 실제 주소와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치카 치카 붐에는 스트립댄스를 추는 봉과 랩댄스를 위한 의자 등이 갖춰진 것으로 확인됐다. 감찰관실은 다만 루이스 소장이 서울과 로마에서 성매매를 위해 매춘여성이나 스트리퍼를 직접 고용했다는 분명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감찰관실은 루이스 소장에 대한 감찰보고서를 그가 배속된 육군에 넘겼으며, 미 육군은 향후 적절한 조처를 취할 방침이다.
카터 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어 “루이스 소장의 부정행위를 처음 안 순간 그를 수석 군사보좌관 직에서 해임했다”며 “국방부의 모든 남녀 직원, 특히 최고위직들에게 최고 수준의 행동규범을 기대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예외가 없다”고 밝혔다. 조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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