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정부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의 평화협정을 지지했던 한 여성이 2일(현지시각) 평화협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는 결과를 듣고는 울음을 터뜨리고 있다. 보고타/AP 연합뉴스
52년 동안 이어진 콜롬비아 내전을 끝낼 것으로 여겨졌던 콜롬비아 평화협정안이 국민투표에서 부결됐다.
2일(현지시각)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합의한 평화협정에 대한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의 개표가 99.83% 마무리된 가운데 콜롬비아 국민은 찬성 49.77%, 반대 50.22%로 협정을 부결시켰다. 무난히 국민투표를 통과할 것으로 여겨졌던 평화협정안이 부결되면서 콜롬비아에는 다시 짙은 먹구름이 끼었다.
콜롬비아 정부와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은 2012년 11월부터 평화협상을 시작해 3년9개월여의 협상 끝에 지난 7월 정전, 8월 평화협정문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달 26일 평화협정 서명식까지 마친 상태였다. 하지만 국민투표로 평화협정이 부결되면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대통령은 평화협정을 이행할 근거를 잃게 됐다.
산토스 대통령은 국민투표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밝히면서도 평화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정전은 유효하며 정부 쪽 협상단에서 쿠바로 가서 콜롬비아무장혁명군 쪽과 앞으로 어떻게 할지 논의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콜롬비아무장혁명군의 한 지도자도 자신들도 여전히 전쟁을 종식하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쪽과 반군 쪽이 이런 입장을 밝히고 있는 만큼 당장 양쪽이 다시 총을 잡고 내전으로 치닫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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