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맹비난…얼리토 상원인준 험난 예고
조지 부시 대통령에 의해 31일 새로 연방대법관에 지명된 새뮤얼 얼리토(55) 판사의 상원 인준과정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과 진보단체들은 얼리토 지명에 즉각 반발하면서 상원 인준을 저지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현지 언론들은 “얼리토의 상원인준을 놓고 공화·민주당이 최근 몇년 이래 가장 격렬한 공방을 벌일 것”으로 내다봤다.
존 케리 상원의원(민주)은 “(최근 대법관 지명자직에서 사퇴한) 해리엇 마이어스가 상원 인준청문회조차 받지 못하도록 막은 극우 세력이 이번엔 힘이 빠진 부시 대통령을 압박해 미국을 분열시킬 인물을 대법관에 지명케 했다”고 비난했다. 상원 소수파인 민주당은 필리버스터(의사진행 방해)를 통해 얼리토 인준을 저지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진보 성향 주간지 <네이션>은 “얼리토가 ‘극단적인 우파’라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또 얼리토가 (대법원에) 들어가면 (진보 대 보수 간의) 힘의 균형이 깨친다”고 주장했다. 얼리토는 15년간 필라델피아 지역을 관할하는 제3순회항소법원 판사로 재직하면서, 낙태와 노동, 환경 문제에서 보수적 색깔을 분명하게 보여줬다.
반면에 최근 낙마한 해리엇 마이어스 대법관 지명자를 두고 대립했던 공화당과 보수단체들은 이번엔 단결해서, 민주당의 의사진행방해를 무력화시킬 여론을 만들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보수와 진보 두 진영이 (여론을 잡기 위해) 텔레비전 광고 등에 수백만달러를 쓸 채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