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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또 경찰총격에 흑인 사망…격렬시위 비상사태 선포

등록 2016-09-22 22:18수정 2016-09-23 01:29

노스캐롤라이나샬럿서 40대 피살
‘올 702명 사망자’ 중 163번째 흑인
군·경 투입…시위자 1명도 총격 위독
가족“비무장 장애인인데…” 항변
경찰 “체포 불응에 발포” 주장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진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가 폭동 사태로 비화됐다. 시위대와 경찰 양쪽에서 20여명의 부상자가 속출하자, 주 당국은 21일 샬럿 주요 지역들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군·경을 투입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애초 20일 항위 시위는 평화적인 밤샘 추모 기도회로 시작했다. 그러나 일부 흥분한 시위대가 도심으로 진출하다 경찰과 충돌하고 경찰이 고무총탄·최루탄·폭음탄 등으로 강제해산을 시도하면서 격렬한 폭력 사태로 돌변했다고 <로이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시위대는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손들었다, 쏘지 마라” 같은 구호를 외치며 행진했는데, 일부 시위대는 건물 유리창을 깨뜨리고, 편의점을 약탈하고, 쓰레기통에 불을 질렀다고 <에이피>(AP) 통신이 전했다. 특히 시위 이틀째인 21일 밤에는 시위자 한 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는 경찰 발표까지 나왔으나, 샬럿 시 당국자는 그 시위자가 생명이 위독한 상태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다.

이튿날 밤까지 폭력 시위가 잦아들지 않자, 팻 매크로리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질서회복을 위해, 경찰 요청을 받아들여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샬럿 경찰을 지원하기 위한 주 방위군 병력도 배치됐다.

이번 사태는 20일 오후 샬럿의 한 아파트 앞에서 흑인 남성 키스 스콧(43)이 경찰의 명령으로 자신의 승용차에서 내린 직후 해당 경찰관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발생했다. 당시 정황에 대해선 유가족 및 목격자 증언과 경찰 주장이 엇갈린다.

자신을 스콧의 딸이라고 밝힌 여성은 20일 밤 페이스북에 라이브 영상을 올려, 아버지는 장애인으로 비무장 상태였으며 아들의 통학버스를 기다리면서 차 안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자택 발코니에서 사건을 목격했다는 주민 윌리엄스도 <로이터>에 “스콧이 손을 들고 차에서 내리다 책을 떨어뜨렸으며 무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스콧이 경찰들에게 ‘내가 뭘 잘못했느냐’고 묻는 말을 들었으나 경찰의 답변은 듣지 못했으며 곧이어 4발의 총성을 들었다고 했다. 또다른 목격자는 스콧을 쏜 경찰관이 백인이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샬럿 경찰국의 커 퍼트니 국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사건 현장에서) 다른 사람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하던 중 스콧이 권총을 갖고 차에서 내리는 것을 목격했다”며 “경찰관들이 ‘크고 분명한’ 소리로 ‘총을 버리라’고 외쳤으나 스콧이 불응하자 사복 차림의 흑인 경찰관이 발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샬럿의 차에서 책은 보지 못했으며 총기를 발견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그러나 21일 오후까지 사건 당시 동영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스콧이 올해에만 경찰의 총격에 숨진 702번째 미국민이자 163번째 흑인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6일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 두 손을 머리 위로 든 비무장 흑인이 백인 여성 경찰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는 21일 플로리다주 올랜도 유세에서 “우리는 두 사건에 대해 많은 것을 모르지만, 경찰에 의해 숨진 흑인 리스트에 2명이 추가됐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며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클린턴은 “매일 경찰관들은 용기있고 명예롭게 업무를 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는 트위터에 “폭력과 동요는 즉각 중단돼야 하며 부상자들이 빨리 회복하길 바란다. 우리는 통합과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경찰이 의심스러운 사람을 세우고 신체를 수색할 수 있는 검문검색권 강화를 주장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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