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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로자 파크스와 얼리토 지명자

등록 2005-11-01 19:09수정 2005-11-01 19:09

박찬수 특파원
박찬수 특파원
현장에서
워싱턴 한복판의 의사당 건물엔 ‘의회 원형회랑’이란 명소가 있다. 의사당의 상징인 화려한 돔 지붕의 바로 아래가 이곳이다. 매일 수천명의 관광객이 여길 찾는다.

단순한 관광명소만은 아니다. 존경받는 인물이 숨지면 그의 주검을 며칠 여기에 안치한다. 이곳에서 마지막으로 시민과 작별하는 영광을 얻은 이는 28명뿐이다. 가장 최근엔 지난해 숨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이곳을 거쳐갔다.

지난 30일 밤(현지시각) 흑인 민권운동의 상징 로자 파크스의 주검이 여기 안치됐다. 여성으로선 처음이고, 흑인으로선 두번째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사태가 의회의 드문 결정에 영향을 끼쳤으리라.

그의 주검은 31일 오후 고향인 디트로이트로 떠났다. 하루가 채 못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3만명이 넘는 추모객이 원형회랑을 찾았다. 메릴랜드 베데스다에서 왔다는 흑인 할머니 모에스타 크럼비(60)는 손녀의 손을 꼭 잡으며 “내 손녀를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조지 부시 대통령 부부도 30일 밤 이곳을 찾았다.

부시 대통령은 31일 아침 새 연방대법관에 새뮤얼 얼리토 판사를 지명했다. 얼리토는 민권 문제에서 보수적 판결로 비판을 받는 인물이다. 대표적 인권단체 ‘전미시민권연합’(ACLU)은 “지금 우리는 차별의 유산과 계속 싸워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서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로자 파크스를 추모하면서 동시에 민권에 소극적인 이를 대법관에 지명하는 것, 정치란 이렇게 변화무쌍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것일까?

워싱턴/박찬수 특파원 pc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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