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1차 유엔총회에서 임기 중 마지막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행한 임기 마지막 유엔 총회 연설에서 상위 1%가 부를 독점하는 사회는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자들의 권리 향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1%의 인류가 나머지 99%와 똑같은 양의 부를 통제하는 세계는 결코 지속가능할 수 없다”며 “노동자들이 독립적인 노동조합을 꾸릴 수 있고 생활임금을 벌 수 있도록 그들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역경에 처한 사람들을 보호하고 그들이 좀더 위험 부담이 되는 일도 할 수 있도록, 다시 말해 새로운 직업을 찾거나 새로운 벤처를 할 수 있도록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열린 시장이나 자본주의가 세계적으로 삶의 수준을 향상시켜왔지만 빠른 진전 및 기술과 결합된 세계화는 노동자들의 지위와 그들이 정당한 월급을 받을 수 있는 능력을 약화시켰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미국과 같은 선진경제에서도 노동조합들이 약화돼왔고, 많은 제조업 일자리가 사라졌다”며 “세계화로 가장 혜택을 받은 사람들은 그들의 정치적 권력을 노동자들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데 사용해왔다”고 지적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연설 도중, 미국과 멕시코 국경 사이에 거대한 벽을 쌓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고립주의’을 비판하는 듯 “세계는 단순히 장벽을 건설해 세상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막기에는 너무 좁다”고 말하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가 핵무기 확산 방지 노력을 하지 않고, ‘핵 없는 세상’을 추구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으면 핵전쟁의 가능성을 피할 수 없다”며 “북한은 핵실험을 함으로써 우리 모두를 위험하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런 기본적인 합의를 깨는 어떤 나라든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세계 경제의 불균형 해소에 대한 접근법을 언급하면서 “성공한 한국과 불모지 북한의 극명한 대조는 중앙집권적 경제, 계획된 통제경제가 막다른 길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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