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연방하원의 위안부 결의안 통과를 주도했던 마이크 혼다(민주·캘리포니아) 의원이 20일(현지시각)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열린 '위안부 결의안 통과 9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옆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와 찰스 랭글 의원이 포옹하는 모습. 워싱턴/연합뉴스
한국과 일본 정부의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12·28 합의 이후 미국 내에서도 위안부 문제에 대한 관심이 식어가고 있는 가운데, 마이크 혼다 의원은 20일(현지시각)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지금도 생생히 살아있는 현재 문제이고 전 인류의 인권문제”라고 지적했다.
혼다 의원은 이날 재미 한인유권자단체인 ‘시민참여센터’ 주최로 워싱턴 연방의회에서 열린 ‘군위안부 결의안 채택 9주년 기념식’에서 “일본군 위안부는 일본 정부가 조직적으로 개입한 성노예”라며 이렇게 밝혔다. 혼다 의원은 2007년 7월30일 미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혼다 의원은 “지금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 보코하람에 끌려가 성노예로 전락한 여성들이 있다”며 “위안부 문제는 결코 과거의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혼다 의원은 또 “일본에서 여전히 학생들에게 군위안부 문제를 가르치지 않고 있다”며 “교과서에 위안부 문제를 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독일도 과거 잘못을 사과했고 일본 왕실도 이 문제를 언급하고 있는데 일본 정부만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내년 1월 정계 은퇴를 선언한 찰스 랭글 하원의원은 내년 초 방한해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수요집회’에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 참석하겠다며 “함께 일하면 큰 일을 할 수있다”고 분위기를 북돋웠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일본이 두번 다시 이런 행동을 하지 않기 위해서는 전 세계가 힘을 실어줘야 한다”며 “나는 200살까지 살아서 일본과 싸워 꼭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할머니는 “나는 한-일간 위안부 협상에 대해 듣지도, 보지도, 참석하지도 않았다”며 “이는 제대로 된 합의가 아니며, 진정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여러분이 함께 나서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난해 말 한-일간 위안부 합의 이후 처음 열린 이날 기념식 참석자는 30여명 정도에 지나지 않아, 정부 합의가 미국 내 시민단체들의 위안부 운동을 위축시키고 있음을 보여줬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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