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북한의 지난 9일 5차 핵실험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며, 미국 정부는 ‘추가제재냐, 대화냐’ 라는 ‘불편한 선택’에 직면하게 됐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가 10일(현지시간) 분석했다.

<뉴욕 타임스>는 10일(현지 시각)치 ‘북한에서의 큰 폭발, 미국 정책에 대한 큰 의문들’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지난 7년여동안 오바마 대통령은 한때 ‘전략적 인내’라고 불렸던, 제재를 점진적으로 높이는 정책을 채택했다”며 “그러나 지난 9일 북한의 핵실험은 그러한 접근법이 실패했다거나 북한이 핵무기 폭발의 기초를 완전히 습득했다는 것에 대한 어떤 의심도 없애버렸다”고 단정했다.

신문은 “제재 강화와 북한의 기술적 후진성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지난 2년동안 핵실험을 통해 확고한 기초를 확보했다”며 “미국 전문가들은 이제 북한이 미국의 서부 해안이나 미국 본토 전체를 위협할 수 있는 시점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경고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번 북한의 핵실험이 미국 정부를 ‘불편한 선택’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핵 고도화를 막는 데 분명히 실패한 점진적 제재 강화 정책을 고수하느냐, 아니면 동북아를 긴장에 빠드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정책을 취하느냐, 아니면 북한과 협상으로 돌아서서 불쾌하지만 핵동결을 놓고 ‘거래한’ 전임 정부들의 선택을 반복하느냐는 선택에 부딪혔다는 것이다.

신문은 좀더 구체적으로 차기 미국 행정부의 선택지들의 유용성을 검토했다. 우선, 대북 제재를 지속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북한 경제의 활력을 유지시키려 커다란 구멍을 남겨놓았기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두번째는 북한과 거래하는 모든 은행들에게 국제 달러 결제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경고하는 것 등을 포함해 북한과의 모든 교역을 중단하게 하는 것이다. 신문은 “이는 이란과의 지난해 핵협상 직전까지 효과적인 전술이었다”며 “그러나 이런 전술은 중국을 격분시켜서 다른 이슈들에 대한 중국의 협조도 차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모든 북한으로 오가는 모든 물류 이동을 차단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전면적으로 갈등을 고조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세번째로 협상을 재개하는 것인데, 조지 부시 행정부나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처럼 북한의 핵활동을 동겨키기 위해 협상을 재개하는 것이다. 신문은 북한이 요구하는 의제를 놓고 협상을 재개하는 것은 ‘도발’을 거듭해 온 김정은 북한 노동장 위원장에게 보상을 해주는 셈이기 때문에 미국에는 다소 불쾌한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기사는 사설과 달리, 세가지 선택지 중의 장단점을 분석했으며, 선택지 가운데 어느 한가지를 특별히 강조하지는 않았지만 협상 재개로 갈 수밖에 없음을 내비쳤다. <뉴욕 타임스>는 사설과 기사의 논조를 엄격히 구분하고 있는데, 사설에선 “제재만으론 대북 정책이 성공하기 어렵다”며 북한과 협상에 나설 것을 강도높게 촉구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