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취임 뒤 초법적 ‘마약과의 전쟁’
오바마 대통령 인권 침해 제기 가능성 나오자 회담 전날 ‘쌍욕’
낸시 백악관 NSC 대변인 “대신, 박 대통령과 회담할 것”
오바마 대통령 인권 침해 제기 가능성 나오자 회담 전날 ‘쌍욕’
낸시 백악관 NSC 대변인 “대신, 박 대통령과 회담할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자신에게 심한 욕설을 퍼부은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의 6일(현지시각) 예정된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대신 박근혜 대통령과 회담하기로 했다.
네드 프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6일 새벽 백악관 풀 기자단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이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과 양자회담을 갖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과 두레트테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10분께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리는 라오스에서 양자회담을 가질 에정이었다. 낸시 대변인은 “대신 박근혜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것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전날 욕설을 섞어가며 자신을 비난한 데 따른 것이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5일 아세안정상회의가 열리는 라오스로 출발하기에 앞서 기자들에게 “오바마는 자기가 뭐라고 생각하느냐? 나는 미국의 애완견이 아니다. 나는 주권국가의 대통령”이라면서 “나는 필리핀인을 제외하고는 (내 정책에 대해) 설명할 필요성이 없다. (오바마가 마약과의 전쟁을 언급한다면) ‘개XX’(son of a bitch)라고 욕을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백악관 관리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두테르테 대통령을 만나면 ‘마약과의 유혈전쟁’ 등과 관련해 인권 침해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필리핀에서는 지난 6월 말 두테르테 대통령 취임 이후 마약 용의자 2400여명이 경찰이나 자경단 등의 총에 맞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초법적 처형으로 인권을 침해한다는 국내외 인권단체, 유엔 등의 비판을 사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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