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2015년 6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열린 클린턴재단의 사업중 하나인 클린턴 글로벌 이니셔티브 연례행사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덴버/AP 연합뉴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12년 개성공단 방문을 추진했으나 부인 힐러리 클린턴이 장관으로 재직하던 미 국무부의 반대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보수적 성향의 주간지인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클린턴재단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가 국무장관으로 재임 중이던 지난 2012년 3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개성공단 방문과 연설 가능 여부를 미 국무부에 문의했었다고 최근 보도했다. <워싱턴 이그재미너>는 클린턴 후보의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한 법원 결정으로 공개된 이메일을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빌 클린턴의 개성공단 방문은 입주업체인 신원의 박성철 회장이 공단에 신축한 교회 헌정 행사에서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었다. 박 회장의 초청은 한국계 복음교회 목사와 클린턴재단 고액기부자, 클린턴 후보의 남동생 토니 로댐을 차례로 거쳐 클린턴재단에 전달됐다.
재단 관계자는 이를 다시 셰릴 밀즈 국무장관 비서실장에게 보내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을 국무부가 “우려하는지”를 물었고, 밀즈 실장은 “거절하라”고 회신했다. 당시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은하 3호)를 예고하던 시기여서 국무부 입장에선 빌 클린턴의 개성공단 방문에 부담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북한은 같은해 4월13일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으나 궤도 진입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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