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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독립성 표방하던 미국 싱크탱크, 기업 홍보·로비 해주고 기부금 챙겨”

등록 2016-08-08 15:43

NYT 보도…브루킹스, 논란일던 재개발사업에 “혁신적이고 세계적으로도 중요” 극찬
JP모건체이스, 투자회사 등과 정부관료 연결 대가로 기부금 받기도
CSIS도 ‘공격용 무인기’ 수출 희망 기업, 정책 바꾸도록 적극 협력
세계적인 권위를 누리며 독립적 연구를 표방해온 미국 싱크탱크들이 기업들의 홍보와 로비를 도와주고 기부금을 대가로 받는 등 긴밀한 유착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싱크탱크들은 공익적 연구 명목으로 세금면제 혜택까지 받아오던 터라, 연구 신뢰도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 타임스>는 7일 보스턴대의 비영리 탐사 매체인 <뉴잉글랜드 탐사보도센터>와 공동으로, 민주당 성향의 브루킹스연구소가 주요 기업과 주고받은 편지와 내부 메모 등을 분석한 뒤, 이 연구소가 독립적인 연구기관인지 기업을 위한 로비스트인지 모호하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브루킹스 이외에도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 다른 싱크탱크들의 기업과의 유착 의혹도 제기했다.

신문은 브루킹스가 기업과 한통속이 된 대표적인 사례로 미국의 최대 주택건설 업체인 ‘레나’가 추진한 샌프란시스코 시내 황무지 재개발사업을 들었다. 80억달러가 들어가는 이 사업은 1906년 지진 복구 작업 이후 최대 재개발사업으로 꼽혔다. 브루스 카츠 브루킹스연구소 부소장은 2010년 7월 레나 쪽에 “당신 회사의 프로젝트는 생산적이며, (브루킹스와) 상호 호혜적인 관계가 될 것”이라는 편지를 보낸다. 연구소의 신뢰성을 ‘빌려줄테니’, 기부를 하라는 뜻이었다. 공교롭게도 레나의 재개발사업이 해군 조선소에 남아있는 석면 독성 문제로 논란을 불러일으키던 시기였다.

브루킹스는 레나 쪽의 각 사업부문에서 모두 40만달러의 기부금으로 받았으며, “전국적인 언론 매체들이 레나의 혁신적인 접근을 조명하는 기사를 쓰도록 돕겠다”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실제 2011년 샌프란시스코 시장이 내놓은 보도자료를 보면, 카츠 명의로 “샌프란시스코의 조선소 프로젝트는 물리적으로나 환경적으로 혁신적이며, 세계적으로도 중요하다”는 극찬이 들어있다.

브루킹스는 여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2014년 레나의 샌프란시스코 개발 프로젝트 담당 임원인 코피 보너를 아예 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임명하기도 했다. 연구소가 레나로부터 10만달러의 기부금을 추가로 추진하던 시기였다. 브루킹스는 이외에도 미국 최대 은행인 제이피(JP)모건체이스, 글로벌 투자회사인 케이케이아르(K.K.R), 소프트웨어 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 일본의 대기업인 히타치 등과 정부관료들을 서로 연결해주는 행사를 만드는 등 “기부에 따른 반대급부”를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브루킹스와 쌍벽을 이루는 전략국제문제연구소도 예외가 아니다. 공격용 무인기를 생산하는 ‘제너럴 아토믹스’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전쟁이 시들해져 다른 국가들에게 무인기를 수출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을 바꾸고 싶어하자, 연구소는 이 회사 대표들을 해군, 공군, 해병대, 국무부, 국방부, 의회 등과 비밀모임을 주선해줬다. 이 프로젝트 책임자인 사무엘 브래넌은 무기수출 통제를 담당하는 국방부 관리에게 “수출을 강력히 지지한다”며 거들었다. 결과는 제너럴 아토믹스의 ‘승리’였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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