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 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3대 경합주(스윙 스테이트)에서 한달 전과 비교해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에게 역전당하거나 동률을 이루는 것으로 나타나 대선 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국무장관 재직 시절 개인 이메일 서버를 사용해 논란을 빚었던 ‘이메일 스캔들’에 대한 불기소가 여론 악화를 불러온 것으로 추정된다.
퀴니피액 대학이 최근 여론조사를 실시해 13일 발표한 결과를 보면, 클린턴은 플로리다주에서 39% 지지율을 얻어 오차범위 안에서 트럼프(42%)에 뒤졌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서 47%(클린턴) 대 39%(트럼프)에 비해 전세가 뒤집힌 것이다. 지난달 클린턴이 42% 대 41%로 미세한 우위를 지켰던 펜실베이니아주에서도 클린턴(41%)은 트럼프(43%)에 뒤졌다. 오하이오주에선 41% 대 41%로,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같았다.
히스패닉 인구가 많아 클린턴에 유리했던 플로리다에서 역전당한 건 위험 신호다. 지난달 44% 대 35%로 클린턴을 더 지지하던 무소속 성향 유권자들이 이번에는 30% 대 43%로 트럼프 지지로 돌아선 게 영향을 미쳤다. 퀴니피액 대학은 “클린턴이 도덕적 기준과 정직함을 묻는 질문에서 트럼프에 밀렸다”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3개주 모두에서 ‘클린턴보다 더 정직하고 신뢰할만하다’는 대답을 얻었다.
미국 대선은 한 주에 배정된 선거인단을 승리한 후보가 모두 가져가는 시스템인데다, 동·서부와 남부 등 이미 승부가 결정난 민주·공화당 텃밭이 많아 결국 ‘경합주’를 얼마나 더 얻느냐에 따라 전체 승패가 갈린다. 이들 3개주는 ‘경합주 중의 경합주’로, 1960년 이래 역대 대선에서 이들 3개주 가운데 2곳을 이기지 못한 후보가 대통령이 된 적은 없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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