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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아마존 원주민 보호’ 방안 두고 맞서는 브라질 당국과 인류학자

등록 2016-07-11 19:23수정 2016-07-12 09:12

소수 남미 원주민 50~100개 부족 보존 방안 두고
당국 “외부 접촉 땐 절멸 위험”
미국 인류학자 “장기 고립 시 생존 불가”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원주민 부족 추장들의 모습.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에 사는 원주민 부족 추장들의 모습.
아마존 밀림 깊숙한 곳에 고립돼 살고 있는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방책은 뭘까?

미국 인류학자들과 브라질 당국이 급격한 인구 감소로 절멸 위기에 놓인 남미 원주민을 보존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정반대의 의견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주 브라질 원주민정책부는 미국 인류학자 2명이 주장한 ‘조율된 접촉’ 정책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공개편지를 발표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원주민 문제 전문가 18명이 서명한 이 편지에서 브라질 당국은 ‘따로 살게 내버려두기’ 정책이야말로 소수부족 원주민들을 보호하는 진정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해 6월 미국의 로버트 워커(미주리대)와 킴 힐(애리조나대) 교수는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실은 기고에서 “소수 원주민들을 광산업자, 벌목꾼, 사냥꾼 같은 외부 침입자들의 위협이나 우연한 접촉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으면 그들이 머잖아 사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고립된 원주민들은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성이 없는 만큼, ‘잘 조율된 접촉’이야말로 인도주의적이고 윤리적이다”라고 썼다. “통제된 접촉 정책이 접촉 금지 정책보다 더 좋은 선택이며, 정부 차원에서 잘 준비된 접촉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브라질 쪽 전문가들은 공개편지에서 “원주민들의 외부 접촉은 토지와 자원의 수탈, 면역력이 없는 질병들에 노출, 자치권 상실 등 엄청난 위험이 따른다”며 “외부와 접촉하는 상황에서 ‘완벽한 통제’란 불가능하다”고 맞받았다. 이들은 “1970~80년대 브라질의 집중적인 경제개발 시기에 이전까지는 한번도 외부 세계와 마주친 적이 없는 원주민 부족사회들이 대량으로 붕괴되고 인구가 급감하는 사태를 빚었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소수원주민 인권단체인 ‘서바이벌 인터내셔널’도 “<사이언스>에 실린 (워커와 힐스 교수의) 주장은 위험하고 잘못된 것”이라고 거들고 나섰다. 이 단체의 브라질 활동가는 “브라질 정부는 1980년대에 고립 원주민들의 접촉 정책을 폈다가 대규모 인구 절멸 사태를 빚은 뒤 비접촉 정책으로 전환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브라질 정부는 인공위성 사진 판독과 현장 실사 등을 통해 소수 원주민 부족의 존재를 파악하고 분포 지도를 작성해 보호정책을 펴고 있다. 아마존강 유역에는 50~100개가량의 소수 원주민 부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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