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7일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오른쪽)이 뉴욕주 경선을 마친 뒤 빌 클린턴 전대통령과 함께 무대에 등장해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뉴욕/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장관 재직시절 개인 이메일을 사용해 논란이 된 이른바 ‘이메일 스캔들’과 관련해 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직접 조사를 받았다.
클린턴 선거운동본부의 닉 메릴 대변인은 2일 성명을 통해 “클린턴 전 장관이 오늘 오전 자발적으로 연방수사국 조사를 받았다”며 “클린턴 전 장관이 이번 문제의 조사를 끝내도록 돕는 기회를 가진 데 대해 기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메릴 대변인은 “조사 과정에 대한 존중 차원에서 더 이상 조사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은 이날 워싱턴에 있는 연방수사국 본부 건물에서 3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았다. 클린턴이나 그의 보좌관들이 국무부의 비밀 정보를 취급하면서 법에 저촉되는 행위를 저질렀는지가 핵심적인 조사내용이었을 것으로 미 언론들은 추정했다. <뉴욕 타임스> 등은 클린턴 쪽과 연방수사국이 몇주동안 조사 날짜를 조정했다며, 세간의 주목을 덜 받기 위해 미국 독립기념일(4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기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클린턴에 대한 조사는 기술적으로 수사의 최종 단계라는 점에서, 수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연방수사국이 오는 11월8일 미국 대선 이전에 수사결과를 발표할지는 여전히 분명하지 않다. 연방수사국은 수사결과 발표로 선거에 영향을 주는 것에 극도로 조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는 클린턴을 기소할만한 중대한 혐의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만, 지난달 27일 애리조나 주 피닉스에서 로레타 린치 법무장관이 자신의 전용기에 오른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20~25분간 면담을 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정치적 쟁점으로 재부상할 가능성은 있다. 공화당은 이메일 스캔들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 도입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고, 미 언론들도 일제히 ‘부적절한 만남’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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