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수제맥주 회사가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70)를 희화화한 상표와 포장의 제품을 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카고 수제맥주 회사인 ‘스파이트풀 브루잉’(Spiteful Brewing)은 최근 ‘덤 도널드’(Dumb Donald·어이없는 도널드)라는 상표의 병맥주 신제품을 출시했다. 맥주병 라벨에 유인원과 트럼프로 추정되는 인물, 현대인 남성을 그려넣었는데, 트럼프는 유인원과 사람의 중간 형태로 묘사돼 있다. 시카고/연합뉴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가 올랜도 총기 난사 사건을 거론하며 ‘무슬림 프로파일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수장격인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도 이집트인까지 미국 입국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막말 콤비’가 점입가경에 이르고 있다.
트럼프는 19일 <시비에스>(CBS) 방송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테러와의 전쟁 도구’로 무슬림에 대해 프로파일링을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인종 프로파일링’은 피부색이나 인종에 기반해 용의자를 추적하는 수사기법으로, 범죄율이 높은 흑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하고 거리에서 불심검문하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에 속한다. 미 법무부는 인종, 종교, 국적에 기초한 프로파일링을 헌법에 위배된다고 보고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연방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 수사기관에 대해서도 이를 금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이번 주장은 테러리스트들이 속한 국가의 국민들을 입국금지시키자는 최근 발언보다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이슬람 단체를 비롯해 폴 라이언 하원의장까지 그의 이슬람 혐오 발언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지만, 트럼프는 “내 견해에 동의하지 않으면 조용히 있으라”며 강경한 태도를 이어가고 있다.
그의 외교안보 핵심 참모인 세션스 의원도 이날 <시엔엔>(CNN)에 출연해 “꽤 많은 국가들이 대규모의 사람들을 테러리스트로 보냈다”며 “이집트, 파키스탄, 시리아, 예멘, 아프가니스탄”이라고 말했다. 미국과 전통적으로 원만한 협조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이집트마저 적으로 돌린 셈이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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