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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40년만에 돌아온 ‘뿌리’

등록 2016-05-31 20:29수정 2016-05-31 22:00

 드라마 '뿌리'.  사진 ‘Roots History’ 페이스북 갈무리
드라마 '뿌리'. 사진 ‘Roots History’ 페이스북 갈무리
‘아프리카 노예’ 쿤타킨테의 이야기
원제작자 아들, 대 이어 리메이크
원작 주인공 러바 버턴도 제작참여
흑백갈등 미국사회 반향줄지 주목
흑인 노예로 처절한 인생을 살았지만 ‘만딩고족 전사’라는 긍지를 끝까지 잃지 않았던 ‘아프리카 노예’ 쿤타킨테의 이야기로 1970년대 미국 사회와 전세계에 인간의 존엄성이란 깊은 화두를 던졌던 드라마 <뿌리>가 40년만에 리메이크돼 안방을 다시 찾았다. 흑인 대통령이 탄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종주의 성격이 짙은 도널드 트럼프가 사실상의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되는 등 미국 사회에서 인종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메이크된 <뿌리>가 70년대와 같은 문화적 충격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리메이크된 <뿌리>는 30일부터 케이블텔레비전인 ‘히스토리 채널’ 등에서 8부작으로 방영되기 시작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뿌리>는 1767년 서부 아프리카 감비아에서 노예사냥꾼에게 붙잡혀 미국으로 끌려온 쿤타킨테의 수난과 자유를 찾는 여정을 그린 소설로, 저자인 알렉스 헤일리는 쿤타킨테의 7대손이다. 헤일리는 외할머니에게 들은 이야기에 10년간의 현지답사 등으로 자신의 뿌리를 더듬어 소설을 완성시켜 1976년 펴냈다. 그리고 이듬해 1월 <에이비시>(ABC) 방송이 미니시리즈 드라마로 만들어 방영했다. 두 손목에 족쇄가 채워진 흑인노예 쿤타킨테의 모습은 당시 상당한 반향을 일으켰다.

1960년대 마틴 루서 킹 목사가 이끄는 흑인 민권운동이 불붙기 시작하면서 70년대부터 흑인들의 지위가 높아지기 시작했지만, 원작이 방영될 때만 해도 인종 갈등은 미국 사회의 화약고 같은 이슈였다. 1977년 당시, 미국에서 <뿌리>의 첫회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회가 거듭할수록 사회적 현상이 될 정도로 주목받으면서 마지막회는 시청률 51%, 1억명이 시청하는 기록을 세웠다.

리메이크된 <뿌리>는 제작단계부터 화제를 뿌렸다. 원작 제작자의 아들인 마크 월퍼가 대를 이어 제작에 나섰다. 원작에서 주인공 쿤타킨테 역을 맡았던 배우 레버 버튼도 제작에 참여했다. 버튼은 “인종이 미국사회를 발목잡고 있는 모습인데, (이 드라마가) 인종과 관련한 논의에 많은 기여를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제작자인 마크 월퍼는 그동안 리메이크 제안을 줄곧 거부하다 이번에 나서게 된 데 대해, “몇 년 전 아이들과 함께 아버지가 만든 <뿌리>를 다시 보다가 ‘왠지 부족하다. 잘 와닿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뉴욕 타임스>에 밝혔다. 아버지의 작품은 기념비적이었지만, 연출 스타일이나 제작 방식이 너무 구식이 됐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6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에서 백인 우월주의에 빠진 20대 청년이 흑인 교회에서 자행한 무차별 총격 사건이 리메이크에 나서게 된 계기가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로 백인 노동계급이 궁지에 몰리면서 미국 사회의 흑백갈등은 이전과는 또다른 양상을 띄고 있다. 또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는 멕시코 국경 장벽 설치, 무슬림 입국 금지 등을 제안하며 미국 사회의 인종간 갈등을 더욱 복잡한 양상으로 몰아넣고 있다. 리메이크된 <뿌리>가 이 시점에 주목받는 이유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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