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현지시각)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도널드 트럼프가 뉴욕에 도착해 승리 연설을 하기 앞서 환한 표정을 짓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지난해 6월 출마 선언한 트럼프
16명의 경쟁자 차례로 꺾어
16명의 경쟁자 차례로 꺾어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의 경선 포기로 마지막까지 남아있던 트럼프의 유일한 경쟁자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도 4일(현지시각) 경선 중단을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이에 따라 공화당 대선 경선이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이단아’ 트럼프는 160년 역사를 가진 공화당을 완전히 ‘접수’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이날 오후 5시 기자회견을 통해 선거 유세 과정에서 고생한 그의 부인과 16살 쌍둥이 딸들, 선거 참모들, 지지자들, 유세 과정에서 만난 모든 사람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나의 참모들은 정치 역사상 가장 훌륭한 일을 성취했다”고 칭찬했다.
그는 이어 “오늘 선거를 중단한다”며 “신이 나의 앞길을 보여주고 인생의 목적을 달성할 길을 보여줄 것이라는 더 깊은 믿음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유세과정에서 만난 미국인들이 “나를 고무시켰으며, 나를 변화시켰다. 그들의 인생 이야기가 나를 변화시켰다”고 강조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기자회견 도중 북받치는 감정을 누르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눈가에 물기가 비치는 것을 숨기지는 못했다. 케이식 주지사는 전날 크루즈 상원의원이 경선을 포기했음에도 “트럼프를 막을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경선 완주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친한 친구들에게 전화를 하는 등의 모습이 목격됐고, 점심 시간을 막 지난 무렵 기자들에게 그가 주지사로 있는 오하이오에서 기자회견을 할 예정임을 예고했다.
크루즈와 케이식의 잇딴 경선 포기로, 트럼프는 지난해 6월16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323일만에 16명의 쟁쟁한 경쟁자들을 차례로 꺾으면서 경선판을 완전히 정리했다. 케이식은 공화당 주류 가운데도 합리적인 성향으로 엘리트 층 사이에서 상당한 지지기반을 갖고 있지만, 경선 과정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두면서 ‘아웃사이더’ 트럼프 앞에 무릎을 꿇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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