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세프 대통령. AP/연합뉴스
브라질 대통령 탄핵 초읽기
상원 과반찬성땐 직무정지
국민 60% 이상 탄핵 지지에다
야권 다수당이라 ‘통과’ 가능성
한쪽선 삼바춤, 한쪽선 오열…
“부패와 경제침체에 탄핵 투표”
상원 과반찬성땐 직무정지
국민 60% 이상 탄핵 지지에다
야권 다수당이라 ‘통과’ 가능성
한쪽선 삼바춤, 한쪽선 오열…
“부패와 경제침체에 탄핵 투표”
브라질 의회 하원이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브라질 하원은 17일 저녁(현지시각) 호세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367표 대 반대 137표, 기권·불참 9표로 가결했다고 <에이피>(AP) 등 외신들이 전했다. 탄핵안 의결정족수는 전체 의원 513명 중 3분의 2(342명) 이상이었다.
전국에 텔레비전으로 생중계된 표결이 밤늦게 탄핵안 통과로 확정되자 여야 정치권과 시민들의 반응도 극적으로 갈렸다. 탄핵에 찬성하는 시민들은 환호를 지르고 폭죽을 터뜨리고 삼바춤을 췄고, 호세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눈물을 흘리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삼켰다고 <아에프페>(AFP) 등 외신들이 전했다.
브라질 야권은 호세프 대통령이 2014년 대선 기간 중 국영은행의 돈을 재정적자 감축과 공공복지 지출에 전용했다는 이유로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 쪽은 “탄핵 추진은 재계와 기득권 세력의 사법 쿠데타”라고 반박해왔다.
이제 호세프 대통령의 운명은 의회 상원으로 넘어갔다. 상원은 앞으로 두 차례에 걸친 표결로 대통령 탄핵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상원은 최대한 이른 시일 안에 대통령 탄핵 추진 여부를 표결로 결정할 예정이다. 여기서 전체 의원 81명의 과반인 41명 이상이 찬성하면 일단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다. 현재 상원에서도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의원이 많아 대통령 직무 정지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상원은 대법원장이 주재하는 대통령 탄핵심판을 개시한다. 상원은 최장 180일 동안의 탄핵심판을 거쳐 2차 표결에 부치며, 의원 81명 중 3분의 2(54명) 이상이 찬성하면 탄핵이 최종 확정된다. 그 경우 호세프 대통령은 즉시 대통령직을 상실하며, 야당 소속인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2018년까지 대통령 잔여 임기를 승계한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브라질 국민의 60% 이상이 탄핵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 분석가들은 1985년 군부 독재를 끝낸 뒤 시작된 ‘브라질 민주주의의 위기’를 거론하고 있다. 링컨 세코 상파울루대 교수는 “이번 탄핵 추진은 브라질 민주주의에 매우 위험한 선례를 남겼다. 이제부턴 대통령이 인기가 없으면 어느 때라도 탄핵 압박을 받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유라시아그룹의 브라질 분석가인 크리스토퍼 가먼은 “이번 탄핵의 헌법적 근거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 하지만 만연한 부패와 경제 침체에 대한 투표가 돼 버렸다”고 말했다.
브라질 최대 에너지기업 페트로브라스와 정치권의 부패 추문이 결국 탄핵 사태로 이어졌지만, 부패 추문은 여야를 가리지 않는다. 앞서 남미 위성방송 <텔레수르>는 “하원 탄핵특별위원회 소속 의원 65명 중 36명이 부패 혐의를 받고 있으며, 그중 20명이 탄핵 추진에 찬성표를 던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