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당 중앙위 진입나이 60살로 제한
고위직 은퇴도 70살로 상한 제시
젊은피 수혈 개혁·개방 포석인듯
고위직 은퇴도 70살로 상한 제시
젊은피 수혈 개혁·개방 포석인듯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쿠바 방문을 계기로 16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열리고 있는 쿠바 공산당 제7차 당대회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가운데,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이 ‘당 조직 젊은 피 수혈’과 ‘점진적 개혁·개방’이라는 정책 방침을 제시했다. 쿠바 당대회는 5년마다 한 차례씩 열리며, 지난 2011년 6차 당대회에선 식당과 택시 등 일부 부문에서 자영업을 허용하는 조처를 발표한 바 있다.
라울 의장은 17일 2시간 가량의 당대회 연설을 통해 사실상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당중앙위원회 진입 연령 문턱을 60살로 제한하며, 당 고위직 간부의 은퇴 연령도 70살로 상한을 두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라울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65살이든 70살이든 중요한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중요한 지도자 활동을 하기엔 적합하지 않다”며 “연로한 간부들도 당 활동을 할 수 있지만, 손자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라울 의장은 다른 국가기구 및 정부 조직에도 연령 제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울 의장은 “젊은 당원들에 대한 더 빠른 승진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노령화된 당과 국가기구의 세대교체를 서두르기 위해 이런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쿠바는 1959년 사회주의 혁명에 직접 참여한 70~80대 원로들이 아직도 정치 일선에서 활동하고 있다. 라울 의장의 이번 방침은 개혁·개방에 부정적인 원로들을 퇴출시켜 젊은층 중심으로 개혁·개방에 필요한 인적 토대를 구축하기 위한 장기적 목적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라울 의장은 대내외적 관심을 모으고 있는 추가 개혁·개방 조처에 대해선 “서두르지도 멈추지도 않을 것”이라며 점진적 접근에 방점을 찍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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