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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중남미

아바나 도착한 오바마 “역사적 기회…우린 해냈다”

등록 2016-03-21 19:58수정 2016-03-21 21:28

미 대통령 88년만의 쿠바 방문

“미 대사관 개설로 이해·이익 증진
쿠바 국민과 직접교류 하게 돼”
트위터에 쿠바 말로 인사
“케 볼라 쿠바? (별일 없었죠, 쿠바)”
쿠바 정치범 가족들 시위도
현직 미국 대통령으로는 88년 만에 처음으로 중남미의 마지막 ‘냉전의 섬’ 쿠바를 방문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시종일관 들뜬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쿠바 주재 미국대사관 직원들에게 이번 방문이 “역사적 기회”임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태운 전용기 ‘에어포스 원’은 20일 오후 4시25분(현지시각) 쿠바 아바나의 호세 마르티 국제공항에 미끄러지듯 내려앉았다. <시엔엔>(CNN) 방송이 생중계한 도착 장면에는 전용기 동체에 쓰여 있는 ‘United States of America’(미국)라는 영문 글씨가 미국과 쿠바 간의 관계 해빙을 상징하듯 유난히 눈에 띄었다.

비행기 앞쪽에는 각각 미국 성조기와 쿠바 국기가 걸렸다. 오바마는 전용기 안에서 “별일 없었죠?”(Que bola Cuba?)라고 쿠바말로 인사를 한 뒤 “쿠바인들을 직접 만나 얘기를 듣고 싶다”는 소감을 트위터에 올렸다. 공항에는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이 영접을 나왔다. 지난해 9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 때는 라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이 직접 공항으로 영접을 나온 바 있다.

오바마는 이어 멜리아 아바나 호텔에서 주 쿠바 미국대사관 직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방문은 쿠바 국민과 직접 교류할 수 있는 역사적 기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우리는 해냈다”며 “미 대사관 개설은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더욱 효과적으로 증진하고 쿠바인들과 그들의 관심사를 이해할 수 있게 됐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1928년 1월 처음으로 쿠바를 찾은 캘빈 쿨리지 당시 미국 대통령의 방문과 비교하며, “당시 쿨리지 대통령은 전함을 타고 사흘 만에 쿠바에 도착했지만 이번에는 3시간밖에 안 걸렸다”고 말했다.

오바마는 쿠바 정부가 자영업을 허용한 뒤로 생겨난 개인 식당 ‘팔라다르’에서 가족들과 저녁을 먹거나 아바나의 옛 시가지를 관광하는 등 첫날 일정을 대부분 가족들과 함께했다. 이틀째인 21일(현지시각) 오전엔 라울 카스트로 의장과 정상회담을 했으며, 저녁에는 국빈 만찬에 참석한다.

이날 아바나에선 쿠바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Ladies in White) 회원을 포함한 반정부 인사들이 시위를 벌이다 이들 중 수십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몇명은 ‘오바마, 쿠바 여행은 재미삼아 하는 것이 아니다. 더는 인권침해가 없어야 한다’는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의 쿠바 방문에 대한 항의 표시인 동시에, 쿠바 정부에 압력을 행사해달라는 시위라고 할 수 있다.

오바마도 쿠바의 반정부 인사들과 만나거나 카스트로 의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쿠바의 경제개혁 진전과 인터넷에 대한 폭넓은 접근 허용이 정치적 변화를 유도할 것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어, 양국 관계를 해칠 정도의 접근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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