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트럼프’ 향해 펀치 공화당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의 한 지지자(오른쪽)가 19일(현지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린 트럼프의 유세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자(가운데)의 얼굴을 가격하고 있다. 투손/AP 연합뉴스
롬니, 총대 메고 “크루즈 성공해야”
남은 전당대회 표 몰아주기 내비쳐
크루즈 주류와 노선달라 성사 불확실
남은 전당대회 표 몰아주기 내비쳐
크루즈 주류와 노선달라 성사 불확실
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지명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이에 반감을 지닌 공화당 주류들이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으로의 후보 단일화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공화당 주류 정치인 가운데 ‘반트럼프’ 전선의 총대를 메고 있는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 후보는 1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트럼프가 아닌 진정한 공화당원을 대선 후보로 지명하기 위해 유일하게 남은 길은 ‘오픈 전당대회’(중재 전당대회)를 여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기 위해선 크루즈가 남은 경선에서 가능한 한 많은 곳에서 성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 플로리다 주 패배로 경선을 중단한 마코 루비오 상원의원 등도 크루즈한테 표를 몰아줘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흐름에는 공화당 주류가 밀고 있는 존 케이식 후보가 남은 경선에서 트럼프를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라는 현실적 인식이 깔려 있다. 트럼프는 673명, 크루즈는 411명의 누적 대의원을 확보하고 있지만 케이식은 143명으로 한참 뒤진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식으로 힘을 몰아줄 경우 크루즈 입장에선 당연히 승복하기가 어렵고, 이는 당을 더욱 지리멸렬하게 만들 수 있다.
크루즈가 공화당 주류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그는 극우적 풀뿌리운동인 ‘티파티’와 보수적인 복음주의 유권자를 지지 기반으로 삼고 있어 전통적인 공화당 이념과는 궤를 달리한다. 게다가 상원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공화당 지도부의 결정과 정책 노선에 줄곧 반기를 들어왔다. 이에 따라 일부 공화당 고위 정치인들은 크루즈가 주류의 지지를 얻으려면 먼저 사과를 해야 한다며 불편한 감정을 내비치고 있다. 반면, 크루즈가 주류와 타협하는 순간 극우적 성향의 ‘집토끼’들이 등을 돌릴 수 있다.
한편, 19일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선 50~75명 정도의 시위대가 트럼프 유세장으로 가는 주요 도로를 차로 막아 유세에 차질이 빚어졌고, 투손에서도 한 트럼프 반대자가 폭행을 당했다. 뉴욕에서도 수천명의 시위대가 ‘반트럼프’ 시위를 벌이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다.
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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